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 일본이 기록적인 폭우로 수십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잇달아 악재를 맞았다. 지금까지 구마모토현에서 폭우로 수십 명이 숨진 가운데 수도 도쿄도에선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가 나흘 연속 100명을 넘었다.
5일 NHK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으로 일본 남부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에서 전날 쏟아진 폭우로 16명이 숨지고 17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심폐정지된 17명은 구마(球磨)강 범람으로 침수된 구마무라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발견됐다. 구마모토현 곳곳에서 지금까지 파악된 실종자 수는 13명이다.
구마모토현에서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선상형의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4일 새벽에 시간당 최고 100㎜가량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구마강 등 2개 하천에서 11곳이 범람했다. 구마모토현 히토요시(人吉)시에선 구마강의 제방이 붕괴해 주변 지역이 침수됐다. 히토요시에서는 이날 9명의 사망의 확인됐다. 산사태도 아시키타마치 등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이 발생했다.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도쿄도에서 11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도쿄도 내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총 6,765명으로 늘었다.
도쿄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4월17일 206명, 5월1일 165명을 기록한 이후 급감하면서 5월23일엔 2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 2일 107명으로 급증하더니 2일(107명), 3일(124명), 4일(131명) 모두 100명 대를 기록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코로나19 대책 주무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지난 4일 아직 긴급사태 선언을 다시 발령할 상황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감염 확산 방지 등 대처를 거듭해도 오히려 감염자 증가 속도가 다시 높아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다시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할 가능성이 있다”며 긴급사태 재발령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