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를 미국에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강영수 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을 박탈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만에 35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 동의를 넘긴 뒤에도 동의인이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인데, 국제적으로 지탄받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손씨의 처벌이 징역 1년 6개월에 그쳤다는 점, 송환 불허 결정으로 손씨가 결국 석방됐다는 점, 최근의 인도심사 청구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 판결은 이례적 경우였다는 점 등으로 국민적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하루 만인 7일 오후 5시10분 기준 35만3,823명의 동의를 받았다. 강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 30명 중 1명이다.
청원인은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받은 형이 1년8개월”이라며 “세계 최대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만들고, 그중 가장 어린 피해자는 세상에 태어나 단 몇 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아이도 포함돼 있었는데, 그 끔찍한 범죄를 부추기고 주도한 손정우가 받은 형이 1년 6개월”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이런 판결을 내린 자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체 어떤 나라가 만들어질지 상상만 해도 두렵다”며 “아동 성착취범들에게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나라가 아니겠느냐. 세계 온갖 나라의 아동의 성착취를 부추기고 그것으로 돈벌이를 한 자가 고작 1년 6개월 형을 살고 이제 사회에 방생되는데, 그것을 두고 ‘한국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판사 본인이 아동이 아니기에, 평생 성착취를 당할 일 없는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기에 할 수 있는 오만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 여론에 반하는, 기본적인 도덕심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자가 대법관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손정우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는 “웰컴 투 비디오에서 아동 포르노를 접한 미국 남성 중 일부는 징역 5년에서 15년을 선고받았다”며 “반면 한국의 하급 법원은 손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나중에 항소법원이 그를 감옥으로 보냈지만, 단지 18개월 동안만 보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BBC방송의 로라 비커 서울특파원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검찰은 배고파서 계란 18개를 훔친 한 남자에게 18개월의 형을 구형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종우와 같은 징역형”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손씨는 다크웹(Dark Web)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하며 2015년 7월부터 구속 전까지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받고 음란물 총 22만여건을 유포한 혐의로 2018년 3월 구속 기소됐다.
1심은 손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이후 상고 없이 형이 확정돼 손씨는 올해 4월27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 법무부의 범죄인 송환 요구로 구속영장이 새로 발부돼 석방이 미뤄져 왔다. 손씨는 재판 끝에 서울고법의 미국 송환 불허 판결을 받아 6일 오후 서울 구치소에서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