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버드와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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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의 아버지’ 아돌푸스 부시(1839~1913년)는 1857년 미국 세인트루이스로 건너온 체코계 이민자다. 맥주 유통업에 종사하던 그는 미국에서 릴리 안호이저를 만나 결혼한 후 장인인 에버하르트 안호이저가 운영하던 양조장 E 안호이저&컴퍼니의 판매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체코에서 즐겨 마시던 보헤미안 라거 맥주를 들여오면 대박을 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곧바로 1876년 친구인 칼 콘래드와 함께 체코의 체스케부데요비체로 여행을 떠났다. 우연히 방문한 수도원에서 라거 맥주를 맛본 그들은 깔끔하고 부드러운 풍미에 흠뻑 빠졌다. 수도사들에게 간곡히 부탁해 맥주 제조법을 전수받은 부시는 집으로 돌아와 맥주 생산에 나섰다. 체스케부데요비체의 독일식 지명인 ‘부트바이스(Budweis)’에서 왔다는 의미로 ‘부트바이저(Budweiser)’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어 영어식 발음인 ‘버드와이저’로 브랜드 등록을 했다. 미국 땅에 막 발을 내디딘 라거 맥주가 몇십 년 후 세계 시장을 제패할 것이라고는 당시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버드와이저가 대박을 치자 1879년 장인은 사명을 ‘안호이저 부시 브루잉 어소시에이션’으로 바꾸고 사위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 회사는 1901년 맥주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서 연간 100만배럴 생산 기록을 세웠고 1930년대 대공황에도 버드와이저 캔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1984년 LA올림픽 후원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의 공식 맥주로 지정되는 등 스포츠 마케팅도 적극적이었다. 전 세계 80여개국에 판매되며 세계 1위 매출액을 지키는 버드와이저는 2008년 벨기에의 세계 최대 다국적 맥주회사 인베브사에 인수돼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의 자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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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가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직원이 맥주에 소변을 봤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종 헛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기업과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근거 없는 루머는 상처만 남길 뿐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민정 논설위원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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