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실종된 박원순(65)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실종신고를 받고 서울 성북동 일대를 집중 수색한 결과 이날 0시1분께 북악산 인근 숙정문 근처 수풀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박 시장의 딸은 전날 오후5시께 ‘아버지가 점심 무렵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다’며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경력 2개 중대와 드론·경찰견을 투입해 박 시장의 소재를 추적하던 끝에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박 시장은 전날 오전10시44분께 공관을 나왔으며 성북구 길상사 인근에서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최근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최근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고소 여부 등 관련 사실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경찰은 박 시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전날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서울시청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오전10시40분께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박 시장은 9일 공식일정으로 오후4시40분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었다.
박 시장은 8일까지만 해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서울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그린뉴딜’ 비전을 발표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주요 도시 시장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시의 미래와 방향을 논의하는 ‘CAC 글로벌 서밋 2020’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해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편 서울시는 서정협 행정1부시장 대행체제로 전환하고 4급 이상 간부에 대해 전원 비상대기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