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부동산 톡톡]해외 운용업 확대하는 日 부동산 회사들

미쓰비시지쇼 계열 미국계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대표적인 사모부동산펀드지수에 편입…아시아 최초

글로벌 기관 자금 유치에 도움 될 듯

日 디벨로퍼들, 포트폴리오 다변화, 안정적인 성장 위해 운용업 진출

해외 운용사 인수해 해외 사업 확대

미쓰비시지쇼가 개발한 일본 도쿄 치요다구 오오테마치 오피스 빌딩 /사진=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미쓰비시지쇼가 개발한 일본 도쿄 치요다구 오오테마치 오피스 빌딩 /사진=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



일본 부동산 회사들이 해외 운용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9일 ‘미쓰비시 부동산(Mitsubishi Jisho)’가 인수한 미국 부동산자산운용사 ‘TA 리얼티’가 운용하는 사모 부동산 펀드가 전미부동산신탁협회(NCREIF)가 만드는 NFI-ODCE(Open End Diversified Core Equity) 지수에 편입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NFI-ODCE 지수 편입 기준은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전체 보유자산의 최소 80%를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며, 전체 자산의 최소 95%가 미국에 위치하고, 전체 부동산 자산의 최소 80%가 오피스·주거 등 상업용 시설이어야 합니다. 차입 비율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이처럼 편입 기준이 까다롭다 보니 주로 블랙록·CBRE GI·JP모건·인베스코 등 세계 굴지의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부동산펀드들이 편입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미쓰비시 부동산의 미국 자회사의 부동산펀드가 편입되었는데 아시아 계열의 부동산운용사가 운용하는 부동산펀드 중에서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NFI-ODCE 지수에 편입되면 연기금·공제회·퇴직연금 등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전 세계 대다수 기관들이 해외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NFI-ODCE 지수를 참고하기 때문입니다. 미쓰비시 부동산의 미국 자회사 TA 리얼티가 운용하는 부동산펀드도 이번에 NFI-ODCE 지수에 편입되면서 자금 유치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NFI-ODCE 지수는 1977년에 처음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미쓰비시지쇼의 자회사인 미국 운용사 TA리얼티가 운용하는 보스턴의 오피스 빌딩 /사진=TA리얼티 홈페이지미쓰비시지쇼의 자회사인 미국 운용사 TA리얼티가 운용하는 보스턴의 오피스 빌딩 /사진=TA리얼티 홈페이지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일본 부동산 회사들의 해외 진출 전략입니다. 미쓰비시 부동산은 일본을 대표하는 디벨로퍼 입니다. 일본 도쿄역 인근 마루노우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디벨로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미쓰비시 부동산은 최근 운용업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미쓰비시지쇼투자고문(Mitsubishi Jisho Investment Advisors)’라는 운용사를 두고 있기도 합니다.

일본 도쿄역 인근 마루노우치를 기반으로 하는 미쓰비시지쇼가 마루노우치에 개발한 오피스 빌딩 /사진=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일본 도쿄역 인근 마루노우치를 기반으로 하는 미쓰비시지쇼가 마루노우치에 개발한 오피스 빌딩 /사진=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


특히 해외 운용업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미쓰비시 부동산의 해외 부동산 전략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NFI-ODCE 지수에 편입된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는 TA리얼티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운용업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한 회사입니다. 또 유럽에서는 영국의 유로파 캐피탈 그룹(Europa Capital Group),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CLSA 리얼 에스테이트라는 현지 운용사를 통해 운용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1월 해외 부동산 운용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미쓰비시지쇼의 해외 운용업 성장 추이 /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미쓰비시지쇼의 해외 운용업 성장 추이 /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


미쓰비시지쇼가 운용하는 해외 부동산 현황/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미쓰비시지쇼가 운용하는 해외 부동산 현황/미쓰비시지쇼 홈페이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미쓰비시 부동산의 해외 부동산 사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미쓰비스 부동산은 1990년대 미국 뉴욕의 부동산 개발회사 록펠러그룹 지분을 사들이고, 현지 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쓰비시 부동산은 해외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고정수입(fixed income)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해외 운용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 부동산이 발간하는 연간 보고서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유럽·아시아 등 해외 운용업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때마침 세계 최대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가 지난 2017년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등 최근 일본 기관들도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쓰이 부동산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해외에서 45억 7,000만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향후 몇 년간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일본 디벨로퍼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수수료 비즈니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과거 일본 회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적이 있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 부동산 운용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에 앞서 싱가포르의 디벨로퍼들도 운영업을 확대하고 해외에 진출했으며, 최근 국내 디벨로퍼들 사이에서도 운용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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