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신선도와 맛까지 잡은 초처가 햇 수미감자를 선보인다. 폭염과 장마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확시기 조절은 물론 선별 과정 축소 등 최근 이마트가 추구해온 유통 구조 혁신의 결과물이다.
이마트는 오는 16일부터 일주일간 올해 첫 수확한 ‘햇 수미감자’ 2㎏을 1,980원에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6월 이마트 감자 평균 판매가격이 5,980원(2㎏)인 것과 비교하면 66% 가량 낮은 가격이다.
햇 수미감자 가격이 3분의 1 수준까지 낮춰진 것은 이마트가 장마, 폭염을 계산한 수확시기 조절 및 유통, 선별 단계 축소를 통해 생산비용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우선 이마트는 과거 감자 매입 데이터를 통해 보통 감자가 이맘때쯤 장마와 폭염 영향으로 썩는 비중이 높아져 선별 비용이 증가한다고 판단하고, 올해 무더위와 장마 시기를 고려, 파종·수확시기 조절해 생산 비용을 크게 줄였다. 실제로 이마트는 올해는 무더위와 이른 장마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전년 보다 약 12일 정도 앞선 2월 말 파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무더위와 장마가 본격화 되기 전인 지난 달 20일부터 수확을 할 수 있게 됐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시기를 앞당겨 신선도와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여기에 사이즈 및 불규칙한 모양으로 인해 외면 받던 못난이 상품까지 통째로 매입하는 방식인 ‘풀셋’ 매입을 통해 감자 선별 및 물류 단계를 과감히 줄였다. 먹기 좋은 사이즈에 모양이 예쁜 것을 중심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선별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풀셋 매입을 통해 인건비와 작업비를 크게 줄인 것이다. 이마트가 이러한 도전을 하게 된 데에는 지난해 연말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생겨난 ‘못난이 감자’ 열풍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SBS ‘맛남의 광장’에 출연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부탁에 강원도 농가의 못난이 감자 30톤(t)을 매입해 판매를 한 결과 단 이틀 만에 모두 품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지난 4월에는 크기가 너무 커서 외면 받던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 300톤이 일주일만에 완판되는 등 고객들은 생김새 보다 신선도와 맛, 가격이라는 본질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이마트는 감자를 550kg까지 담을 수 있는 대형 포대인 ‘톤백’을 도입해 감자 가격을 줄였다. 톤백 사용을 통해 감자들을 포장할 때 쓰는 종이박스 포장 단계를 과감히 삭제, 부자재 비용 및 작업비를 절감한 것이다. 이번 이마트 수미감자 톤백은 400㎏ 용량으로, 20㎏짜리 박스 20개의 무게와 같다. 종이박스를 없애면서 감자를 나눠 담는 인력비도 절감됐다. 또한 톤백은 재질이 질겨 인력이 아닌 포크레인으로도 옮길 수 있고, 많이 담겨도무게가 감자 사이의 공간으로 분산돼 흠집이 생기는 문제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