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의 핵심 원료인 ‘배지’ 개발 국책과제에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이 힘을 더하면서 국산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바이오 산업생산 고도화 사업’ 중 ‘분쇄혼합제형화 기술기반 배지제조’ 과제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요기업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말까지 모두 51억원(민간 14억원 포함)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배지 국산화가 목표다. 아미코젠(092040)이 주관사로 선정됐고 대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수요기업으로서 제품 개발 시 성능 평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백신이나 항체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은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데, 세포의 먹이로 쓰는 ‘배지’는 모두 수입에 의존한다. 연간 수입액만 약 4,000억원으로 2027년에는 8,9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성장기에 진입한 만큼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과제가 추진됐다.
주관사인 아미코젠은 배지제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대량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 5월 인천 송도에 4,504㎡(약 1,400평) 규모 토지도 사들였다. 배지 국산화가 본격화하면 국내 대형사들이 주된 수요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재 국책과제에 참여한 기업들이 사실상 1순위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셀트리온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주요 바이오의약품을 직접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배지 수요도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배지 생산에 간접 투자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수입에 의존하는 배지의 국산화는 국내 바이오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위탁생산(CMO) 방식이라 배지까지 원청업체가 지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산 배지 활용도가 낮다. 그러나 누적 수주 55건을 올린 위탁개발(CDO)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배지를 고를 수 있는 만큼 국산화가 이뤄진다면 활용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아미코젠의 한 관계자는 “배지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수요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여러 기업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