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원주민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국프로풋볼(NFL) 명문구단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87년 만에 팀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팀 명칭 변경 요구에도 꿈적 않던 레드스킨스는 스폰서 기업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WP에 따르면 레드스킨스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검토 끝에 오늘 우리는 레드스킨스라는 이름과 로고를 그만 쓸 것이라는 발표를 하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레드스킨스 측은 다만 이날 팀의 새 이름을 바로 공개하진 않았다. 피부색이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는 아메리카 인디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어 논란이 계속돼 왔다.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명칭 변경 요청에 대해 “그럴 일은 전혀 없다”고 밝히는 등일축하는 등 레드스킨스는 팀명을 고집해왔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초 ‘보스턴 브레이브스’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이 구단은 1933년 레드스킨스로 이름을 바꿨으며 4년 뒤인 1937년 워싱턴DC로 연고를 옮겼다.
87년 된 팀명을 바꾸기로 한 이번 결정은 스폰서기업들의 압박 및 국가적 인종차별 논란 확산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앞서 이 구단의 최대 스폰서 중 하나인 물류 업체 페덱스가 이달 초 공식적으로 구단에 팀 명칭 교체를 요청했으며, 87개 투자회사가 페덱스와 나이키, 펩시콜라 등 주요 스폰서 기업에 레드스킨스 구단이 명칭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촉구 서한을 보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