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전직 비서 A씨가 14일 경찰에 출석했다.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어진 자신을 향한 2차 가해와 관련해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피해자 A씨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지난 8일 진술 조사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A씨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고 떠돌아다니는 그 문건 안에는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들어있다”며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냈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급속히 확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특정 인물을 고소인으로 단정해 사진 등 신상 정보를 유포했다.
A씨 측은 “피해자의 신상을 색출하고 ‘(비서진 목록 등을 토대로 고소인이 누구인지) 좁혀 가겠다’,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2차 피해로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집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