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결국 봉쇄령으로…코로나19 재확산에 문 닫는 美

술집·영화관 등 영업 중단

CNN "절반 이상 주 재가동 중단 들어가"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식당 앞의 동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식당 앞의 동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다시 문을 닫고 있다고 CNN 방송,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캘리포니아주는 경제 재가동 계획을 뒤집으며 주내 모든 술집의 영업을 금지하고, 식당 내 식사, 실내 포도주 양조장, 영화관, 동물원, 박물관, 실내 놀이동산 등도 영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주의 감시 목록에 올라 있는 30개 카운티에서는 피트니스센터와 종교시설, 이발소, 미장원, 실내 쇼핑몰 등도 문을 닫도록 했다.


뉴멕시코주는 식당과 맥주 양조장의 실내 영업을 중단했고, 오리건주는 실내에서 10명 이상 만나는 모임을 금지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10일간 모넌게일리아카운티에서 모든 술집이 문 닫도록 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실베스터 터너 시장은 주지사에게 2주간의 봉쇄령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터너 시장은 앞서 코로나19가 “통제 불능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WP는 “새로운 일련의 규제들은 주 정부들이 기업체·점포의 문을 닫았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를 연상시킨다”며 “다른 주들도 곧 이를 따를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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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치는 이미 다른 여러 주가 부분적 봉쇄령을 도입한 뒤 나온 것이다. 코로나19의 신규 확산지 중 한 곳인 애리조나주는 지난달 29일부터 술집과 체육관, 영화관, 워터파크 등을 최소 30일간 폐쇄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식당 내 식사 인원을 정원의 50%로 낮추도록 했다. 텍사스주는 지난달 26일 매출의 51% 이상을 주류 판매로 벌어들이는 술집들이 문을 닫도록 했고, 같은 날 플로리다주는 주내 모든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10일 식당과 술집에서 밤 11시 이후 주류 판매를 못 하도록 했고, 테네시주 셸비카운티는 지난 7일 이미 문을 열었던 술집들에 다시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 코네티컷주는 지난 6일 경제 재개 3단계 진입을 보류하고 술집이 계속 문을 닫고 있도록 했다. 콜로라도주도 지난달 30일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술집과 나이트클럽을 7월 한 달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에서는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가 지난 6일 식당과 체육관, 피트니스센터, 연회 시설, 파티장, 단기 임대시설 등의 영업을 중단시켰고, 3일부터는 밤에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통행금지령도 발령했다.

이에 따라 경제 재가동을 중단하거나 이미 영업을 재개한 술집·체육관 등을 다시 문 닫도록 한 주는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접근법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지도자들이 정치 대신 과학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를 재선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셈법으로 빠른 경제 재가동을 밀어붙였고 조지아·텍사스·플로리다주 등은 이에 호응했다. 하지만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텍사스·애리조나·사우스캐롤라이나·웨스트버지니아주 등도 다시 경제 봉쇄에 나서고 있다. CNN은 미국 주 정부들이 잇달아 부분적 봉쇄령을 다시 도입하는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 주장 대신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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