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언택트’로 손목 통증↑…"신경 글라이딩 운동 해보세요"

가사·택배업무 등 늘어난 영향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고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 자녀가 등교하지 않거나 남편의 저녁 모임 감소, 재택·비대면(언택트) 근무 증가 등으로 인해 컴퓨터·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주부의 가사노동이 늘어났다. 온라인 구매물량 증가로 택배기사 등의 업무도 크게 늘어났다. 반면 야외활동, 운동 등 건강을 챙기는 일은 다소 부담스러워졌다.

이에 따라 ‘손목터널(손목굴 또는 수근관) 증후군’ 등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9개의 인대와 1개의 신경(정중신경)이 지나는 손목터널이 다양한 원인으로 좁아지면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려 손 감각과 힘이 떨어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손목터널을 덮는 인대가 두꺼워진 경우가 가장 흔하며 손이 저리거나 찌릿찌릿한 통증과 함께 물건을 잡다가 힘이 없어 떨어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승돈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초기에는 컴퓨터 업무나 가사노동, 운전 등 일을 많이 한 뒤 손이 저리거나 아픈 정도의 증상을 보이지만 심해지면 통증과 함께 손가락 근육이 약해져 물건을 꽉 잡거나 젓가락질을 하거나, 단추를 채우거나, 빨래를 짜거나, 휴대전화를 드는 등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받고 팔·어깨까지 저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6가지 동작 3~5세트씩 하루 2~3회 반복하면 증상 개선

인구 10만명당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여성이 4,572명으로 남성(1,798명)의 2.5배나 된다. 여성이 집안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프라이팬·냄비를 들고 옮기거나, 행주·걸레를 짜거나, 손빨래 등 손목에 무리를 주는 동작이 많다 보니 남성보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더 쉽게 노출된다.

초기 손목터널증후군은 적극적인 약물치료나 재활운동 만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우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진단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양손 등을 서로 마주 댄 후 손목을 90도로 꺾어 가슴 위치에서 유지하고 약 1분 후 엄지손가락부터 약지 손가락에 통증이 있는지 보는 팔렌(Phalen) 검사,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손목의 수근관 중심부위를 가볍게 두드려 증상을 확인하는 틴넬(Tinel) 징후, 수근관 압박검사 등 이학적 유발검사를 진행한다. 진단 후 보존적 치료가 결정되면 무리한 손목 사용을 자제하고 손목 부목 고정, 약물치료, 재활운동을 하면 증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요즘처럼 집콕 생활을 할 때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효과적 재활운동이 있다. ‘신경 글라이딩 운동’이라고 하는데 6가지 동작을 천천히, 정확한 동작으로 하루 2~3회, 회당 3~5세트 반복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유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손목 보조기 사용, 손·손목 사용에 대한 생활규칙과 준수와 함께 신경 글라이딩 운동을 병행하면 확실한 손목터널증후군 치료·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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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방치 땐 통증 만성화·신경 과민해져

하지만 3개월 이상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신경이 눌리는 정도가 심해 손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며 힘(악력)이 떨어지거나 엄지 근육 부위에 위축이 온다거나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깨기도 한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길이 3~4㎝의 손목 터널 인대구조물을 벌려 넓혀주는데 10~15분 정도면 끝나고 잘 아문다.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신경조직이 상해 만성화되거나 근육위축이 진행돼 운동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따른 통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후 통증 조절이 중요하다.

노영학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손목 피부를 절개하고 인대구조물을 넓히는 수술을 받은 131명을 조사했더니 수술 전 통증이 심했던 환자는 수술 후 3~6개월까지도 심한 손목 심부통증(기둥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기둥통은 수술 후 1년쯤 돼서야 누그러졌다.

노 교수는 “통증을 관리하지 않은 채 수술을 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등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수술 전후에 통증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목터널증후군을 6개월 이상 방치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신경이 과민해져 가벼운 자극에도 심하게 아파한다”며 “이런 경우라면 소염진통제 등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짧게는 4~6주, 대개 2~3개월 정도 집중적인 물리·작업·약물·행동치료(마사지 등)를 병행해 통증의 고리를 빨리 끊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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