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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원인 1위 황반변성…50대부터 정기 안저검사 받으세요

휘어져 보이고 심하면 얼굴 등 안 보여

지난해 36만여명 진료…2015년의 1.9배

고혈압·심혈관질환·흡연·가족력 '고위험'

사람의 눈을 사진기에 비유한다면 망막은 필름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망막 한가운데 초점이 맺히는 부분을 황반이라고 한다. 시세포들이 몰려 있어 정밀한 시력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황반에 문제가 생기면 글자·직선 등이 물결치듯 휘어져 보이고 사물이 왜곡돼 보인다. 심하면 시력저하는 물론 중심 영역이 보이지 않아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황반부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대표적 질환이 황반변성(황반 및 후극부의 변성). 나이가 많아지는 게 가장 큰 위험요인이어서 흔히 ‘나이관련 황반변성’이라고 하며 65세 이상 노인의 실명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하지만 질환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본인에게 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병률 40대 14%, 60대 17%, 70세 이상 25%

2017년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만 40세 이상의 황반변성 유병률은 13.4%다. 나이가 많아지는 게 가장 큰 위험요인이어서 유병률은 40대 3.4%, 50대 14.2%, 60대 17.4%, 70대 이상 24.8%로 높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황반변성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36만1,650명으로 2015년 19만740명보다 90% 증가했다. 지난해 진료인원의 연령대별 비중은 70대 이상 50%, 60대 30.6%, 50대 14.2%, 40대 이하 5.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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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비삼출성)은 노화로 인해 망막 아래 맥락막에 있는 혈관들이 황반부 시세포에 산소·영양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노폐물(드루젠)이 쌓여 시세포 위축이 서서히 진행된다. 말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아 보통 10년 간의 경과관찰에서도 시력을 유지한다. 문제는 결국 황반부 아래 맥락막에 정상적인 혈관 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혈관들이 마구 생겨나 황반부가 우글쭈글해지거나 신생혈관이 터져 만성적인 염증·부종으로 시세포가 파괴되는 습성(삼출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10% 수준이지만 황반변성으로 인한 심각한 시력상실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진행 초기부터 망막전문의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중심시력 저하가 발생하고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치료는 질환 진행에 큰 역할을 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항체주사제)를 눈 안에 반복 투여한다.

황반변성은 유전적 소인과 여러 환경적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황반변성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고혈압·고지혈증·심혈관계 질환도 위험인자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흡연도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비흡연자에 비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상실 위험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총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나이관련 황반변성 진행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반면 담배를 끊으면 황반변성 진행 위험이 다시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주광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주광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육류·치즈·버터 등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기거나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비만 등의 요인도 연관된 것으로 보고돼 정기적인 운동과 식단관리, 성인병에 대한 조기 진단·치료를 통해 미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 환자는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게 좋다.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C·E, 아연·구리 등 복합제제 복용은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황반변성이 없는 정상인에서는 이런 약에 대한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보다는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채소·과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과 견과류 등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보다 권장된다.

황반변성을 포함한 눈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 안과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특히 50대 이상이 되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과 시신경, 망막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안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좀 더 고령층은 더 자주 병원을 찾아 세부 검사와 진료를 받도록 한다. /주광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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