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생사여탈이 걸린 대법원의 판결이 16일 나온다. 이 지사가 2012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켰다는 논란과 관련된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상고심 선고가 바로 그것이다. 이 지사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이 인정돼 당선 무효 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는다. 재판 결과를 가를 가장 큰 쟁점은 방송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6일 오후 2시 이 지사 사건에 대한 선고를 연다. 대법원은 당초 2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고, 2부에서 지난 4월부터 본격적 논의를 시작했지만 결론을 못 내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심리를 진행한 후 종결했으며, 지난 13일 선고기일을 지정했다.
이 지사는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려고 해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 이를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방송 토론회에서 부인함으로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다. 이 중 직권남용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로 봤으나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로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절차개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은 안 했지만, 절차개시를 지시한 사실을 숨김(부진술)으로써 절차를 개시하는데 관여 안했다는 거짓말을 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허위사실공표”라고 봤다.
상황은 지난 2018년 5월 KBS 주관 방송 토론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영환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에게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서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이 날아왔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그런 일 없다”며 “어머니를 때리고 폭언하는 등 이상한 행동도 많이 했기 때문에 가족들이 진단을 의뢰했을 뿐, 제가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약 일 주일 후 MBC 토론회에서도 그는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건 형수와 조카들이었다”며 “어머니가 보건소에 정신질환 진단을 요청했지만 제가 막았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상고이유서를 통해 진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의 허위사실 공표로 간주해 처벌하는 건 헌법상 소극적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실 왜곡은 허위사실 공표와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측은 상고이유 보충서를 통해 “허위사실은 상대 후보가 공표했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상대의 공격적 질문에 사실대로 답하면서 사실의 일부를 부진술하면 그 반대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즉흥적 질답이 오가는 생방송 토론회에서 토론자의 발언을 허위사실공표로 처벌하려면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는 주장이다. 또한 혐의가 인정될 경우 토론은 무절제한 의혹제기의 장이 될 것이고 답하는 사람은 자신의 진술이나 부진술이 어떤 이유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받게 될지 알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