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태양광·풍력 발전용량 3배 늘린다지만…'낮은 경제성'은 숙제

[그린 뉴딜 세부방안 보니]

재생에너지로 탄소 배출 '0' 목표

연료전지·ESS 활용 스마트 산단

전기·수소차 활성화 인프라 액셀

공공주택 등엔 '친환경' 리모델링

"신재생 발전단가 높아 비용부담

결국 전기요금 오를 것" 지적도

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그린뉴딜’ 주요 내용에 대한 기자 간담회장에 들어서기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그린뉴딜’ 주요 내용에 대한 기자 간담회장에 들어서기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그린뉴딜 세부 방안을 공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온실가스를 1,229만톤 감축하고, 이를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의 발전 용량을 현재의 세 배 이상으로 늘리는 등 재생에너지 비중의 공격적 확대가 핵심이다.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 과속 등으로 요약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이 그린뉴딜을 계기로 고삐가 풀린 모양새다. ★본지 6월22일자 1·4면 참조

탄소 중립 사회…재생에너지 공격 확대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국토교통부가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그린뉴딜의 궁극적 지향점은 탄소 순배출량이 ‘0(제로)’인 ‘탄소 중립 사회’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생활환경의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 3개 분야를 정하고 각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5개 세부 사업을 정했다. 그린 리모델링은 지은 지 15년 이상 된 공공임대주택 22만5,000가구와 어린이집·보건소·의료기관 등 2,000동 이상을 친환경 건물로 고쳐주는 사업이다. 특히 2,890동 이상 노후학교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깔고 단열재를 보강해주는 것은 그린 스마트 스쿨이라는 별도 사업으로 진행된다.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77%를 차지하는 전국 산업단지는 ‘스마트 그린 산단’ 사업을 통해 저탄소·녹색 산단으로 탈바꿈한다. 2025년까지 10개 산업단지에 대해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을 구축한 뒤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에너지 자립형 산단을 조성한다.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는 ‘친환경 모빌리티’라는 사업명이 붙었다.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보급이 목표다. 수소차 충전소도 2025년까지 450대로 늘릴 계획이다.

1715A04 그린뉴딜 5대 과제


法개정·캠페인…공공·민간 ‘그린화’ 가속




눈에 띄는 사업은 재생에너지의 공격적 확대 방안을 담은 ‘그린 에너지’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을 지난해 12.7GW에서 2025년 42.7GW로 세 배 이상 대폭 늘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에 환경 파괴와 조업 방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는 지역 주민을 위한 조치로 사업 수익을 공유하는 ‘국민주주 프로젝트’를 도입한다. 아울러 대형 발전사가 민간 태양광 사업자가 발전한 전력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공급의무(RPS)제도의 비율을 2022년 10%까지 늘리고, 법 개정을 통해 구매 상한 역시 수정한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력으로만 필요한 전기의 100%를 충당하는 ‘RE100’ 캠페인을 도입해 기업과 공공기관의 참여를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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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 언급만…경제성은 뒷전



그린뉴딜은 결국 온실가스 감축을 명분 삼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과속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린뉴딜에 따라 지난 5월 초안이 공개돼 수립이 진행 중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그린뉴딜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면 전력계획 등 하부 목표들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의 낮은 경제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밀어붙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민간 총괄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성이 낮아 비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태양광·풍력 설비를 늘린다고 ‘뉴딜’의 취지에 맞게 얼마나 일자리가 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발전 단가가 비싼 태양광·풍력을 늘리면 결국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만 설정했을 뿐 향후 세부 감축 계획은 빠져 ‘선언’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탄소 중립이라는 방향을 잡는 데도 진통이 컸다”며 “세부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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