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 육성 나선 日…'삼성 라이벌'에 손짓

자국 소·부·장 업체 연계 노려

대만 TSMC에 부지·자금 지원




일본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의 경쟁자인 대만 TSMC와 손을 잡는 방안을 추진한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외국 업체와 자국 소재·부품·장치 업체 간 연계를 통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 기업 간 협업으로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선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일 방침이다.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업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 1·4분기 시장점유율은 54.1%로 1위였다. 뒤이어 삼성전자로 점유율은 15.9%에 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삼성전자와 TSMC 간 격차는 크다. 일본 정부는 TSMC가 일본에 공장을 짓고 일본 업체와 협력할 경우 정부 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 정부는 TSMC뿐 아니라 반도체 분야의 국제 연대를 위해 향후 수년간 1,000억엔(약 1조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삼성전자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3대 핵심소재인 고순도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폴리이미드 수출을 규제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을 노골적으로 견제한 바 있어 삼성전자와 일본 업체와의 협력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일본은 1990년대만 하더라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으나 한국·대만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려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일본은 그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히타치·NEC 등 기존 업체들의 반도체 사업을 통합하는 ‘히노마루(일장기) 연합’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도 했지만 대규모 시설 투자와 막대한 연구개발비 싸움에서 뒤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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