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유동성 장세 후폭풍…'투자경고' 확 늘었다

4~7월 152건...작년 동기엔 61건

최근 5년 평균보다도 2배 가까이↑

개인자금 몰린 코스닥·코넥스 집중

"단기급등株 투자 특히 주의해야"




올해 4월 이후 펼쳐진 유동성 장세 탓에 투자경고를 받은 종목이 예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탓에 단기 급등한 종목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1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1건의 2.5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최근 5년간(2015~2019년) 평균(80건)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현재까지 투자경고를 받은 종목은 210건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100건)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이전 가장 많았던 2018년(182건)보다 15% 이상 증가한 규모다. 거래소는 특정 종목 주가가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일 경우 투자주의 환기와 불공정 거래 차단을 목적으로 투자경고종목을 지정한다. 지정될 경우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하고, 신용융자 매수가 불가능해지게 된다.


특히 개인들의 투자가 활발한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 상장 종목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전체 152건 중 유가증권시장 종목은 54건이었으며 코스닥 종목은 70건, 코넥스 종목도 28건이었다. 실제로 개인들의 자금이 집중된 종목들이 투자경고를 받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레고켐바이오(141080), 라파스(214260), 에프에스티(036810) 등은 개인 순매수 상위에 포진하고 있는 종목들이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주가가 급락한 직후 투자경고지정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월평균 19건으로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4월에 60건으로 급증했다. 5월 28건으로 감소했지만 6월 42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19일 현재 23건이 지정됐다. 이번 달 1거래일 평균 1.77건이 지정되고 있어 추세대로라면 50건이 넘어 지난달보다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 팬데믹 직후인 4월은 바이오·제약, 진단키트, 교육, 인터넷 등 코로나 19 확산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주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지만 6월부터는 양상이 다소 바뀌었다.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되면서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이 더뎠던 종목들도 투자경고를 받기 시작했다. 특히 유통되는 주식의 비중이 적은 ‘품절주’와 ‘우선주’들이 대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실제로 6월 이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65개 종목 중 우선주가 21개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선주가 대거 투자경고종목으로 선정됐던 2015년과 비슷한 모습이다.

시중 유동성이 앞으로 상당 기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단기 급등으로 투자 경고를 받는 종목이 늘어나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경기 회복 지연, 코로나 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펀더멘털이 아닌 심리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도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단기 급등하는 종목을 보면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최근에는 유동성이 늘어나 작은 소문이나 재료에도 자금이 단기간 집중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자들이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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