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솟고 있는 구리 가격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청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3일 근원물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2.94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은 지난 14일과 15일엔 구리 가격이 하락했다면서도 “2017년 말 이후 구리 가격이 가장 긴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구리는 스마트폰, 반도체 등 제조업 분야에서 널리 쓰여 시장에선 구리 가격을 경제 지표로 삼기도 한다. 특히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 가량을 소비하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보다 강한 성장 회복세를 보여주면서 구리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구리 가격은 3월 바닥을 찍은 뒤 35% 폭등했다. 이 기간 중국 상하이 복합지수 역시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만 강세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알루미늄, 주석과 같은 원자재 가격도 인상할 것이라는 데 트레이더들이 베팅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최근 구리의 상승세는 공급 부족과도 관련이 있다. 새로운 광산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구리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칠레 등 주요 생산국에서 광산 운영이 중단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할 우려도 있다. 특히 칠레에선 파업 여파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프리스의 금속 담당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라페미나는 일부 광산의 생산량이 제한되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3월부터 세계 구리 비축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서구 선진국들의 수요 전망이 취약하다며 구리 급등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