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이란 정부가 한국 정부에 원유대금을 갚지 않으면 국제 소송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의 제재에 가담해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을 법적인 근거없이 동결했다면서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그는 “워싱턴과 서울은 주인과 하인의 관계”라며 “한국이 미국의 일방적인 불법 제재에 복종하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비난했다.
이어 “한국은 이란과 진정성 있게 거래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미국의 제재를 핑계로 한국의 은행에 동결한 우리의 원유 수출대금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사용하라고 최근 외무부에 지시했다”라며 “외교적으로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하고 국제 법정에 소송해 이 채무를 갚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동결된 이란 요구 원유 수출대금은 8조원 규모 |
한국은 미국의 승인 아래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의 계좌에 원화로 입금하고, 이란에 비제재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은 그 대금을 이 계좌에서 받는 방식으로 이란과 교역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국 정부가 이란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한국의 두 은행은 이 계좌의 운용을 중단했다.
원유수출 막히고 코로나19로 경제 상황 최악, 외화부족 사태 |
최근에는 달러 대비 이란 리알화의 가치는 올해들어 절반으로 떨어져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란 정부는 미국이 제재로 외국에 동결된 자금을 회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부쩍 내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부당하게 자신의 자금을 동결했다면서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하고 나섰다.
외화 확보라는 실리적인 목적 외에 이란이 이런 주장을 통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불법하다는 점을 국제 사회에 알리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