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새벽 세종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 차량 12대가 불에 타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주차된 차량에서 치솟은 불길이 천장을 타고 번지면서 피해를 키웠는데 그을음이 발생한 차량까지 합치면 200여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엔진과열, 제조사 결함, 습도에 따른 누전 등 다양한 가능성이 화재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두 사건 모두 화재 원인 규명까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각 보험사에는 아파트 화재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등으로 당장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묻는 피해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을까.
◇피해 입었다면 자동차보험 자차보험으로 선처리=차량 피해가 발생했다면 우선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사에 사고접수한 후 자기차량손해 보상으로 수리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자차 특약에 가입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보험사는 추후 화재 원인이 밝혀지면 원인 제공자에 구상을 청구해 지급한 보험금을 돌려받으므로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다.
그런데 자차보험 처리하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차량 점검을 통해 차량파손이 확인돼야 한다는 점이다. 또 자차보험 처리 시 계약자가 설정한 자기부담금 범위에 따라 최저 자기부담금이 발생하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리비가 발생한 경우에만 자차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보통 자동차보험 계약자들은 본인부담금 비율은 20%(20·30% 중 선택 가능), 물적할증기준 200만원에, 자기부담금 범위를 20만~50만원으로 선택한다. 이 경우 수리비용이 20만원 미만이라면 최저 자기부담금 이하이므로 가입자가 부담하게 된다. 물론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50만원으로 가장 낮게 정하고 자기부담금 비율을 20%, 자기부담금 범위를 5만~50만원으로 정한 가입자라면 경미한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자기부담금 5만원을 제한 수리 비용을 선처리 방식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사고 원인에 따라 구상 대상 달라져=장마철에는 주차장에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장마철 습도가 높아지면서 누전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시작점이 전선 등 주차장 시설물이라면 최종 보상은 아파트에서 가입한 화재보험을 통해 이뤄진다. 제습기 등을 통해 습기를 관리하는 노력을 소홀히 했다면 화재 발생의 최종 책임이 아파트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또 방화에 따른 화재라면 범인 검거를 통해 구상을 청구하게 된다.
그러나 세종시 아파트 화재 사고처럼 화재 시작점이 차량이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선의 피복이 손상되는 등 누전요인이 많은 노후차량이거나 엔진과열에 따른 차량 화재였다면 차량주가 가입한 보험 등을 통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세종시 사고의 경우 해당 차량은 올해 1월 구입한 신차로 최근 배터리 방전 경고등 센서 오작동으로 AS를 기다리는 상태였다. 이에 차량주는 제조 상 결함을 주장하고 있다.
제조 불량에 따른 화재사고라면 최종 보상 책임은 발화가 시작된 차량의 제조사가 지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