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에서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매각이 공식화 수순을 밟고 있다. 두산그룹이 두산건설·두산솔루스 등 계열사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까지 성공할 경우 구조조정 작업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자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르면 이달 중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Teaser-letter·투자안내서) 등을 배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저레터는 잠재투자자에게 매각물건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제공한다. 두산은 이에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두산인프라코어를 연내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보고한 바 있다.
거래구조는 기존에 시장에서 알려진 대로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만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 경영진에서 두산인프라코어 계열사인 밥캣은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밥캣을) 떼어내는 것을 포함한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진 뒤 매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밥캣을 제외하고 매각에 나설 경우 원매자들이 어느 정도나 적극적으로 매각전에 뛰어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재무적투자자(FI)들과 중국법인 상장 문제를 두고 8,000억원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관사가 IM을 배포해 공개 매각을 진행하는 모양새를 만들되 원매자들과 협상 과정에서 하나씩 불확실성을 제거해가며 장기전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의 상반기 중국 굴착기 판매량이 지난 2019년 이후 9년 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올 상반기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1만728대로 지난해 동기 판매량인 9,707대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지난달 판매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3% 증가한 1,320대를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은 중국 건설 경기가 살아난 데 발맞춰 신형 6톤급 ‘휠 굴착기(DX60W ECO)’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휠(바퀴형) 굴착기는 크롤러(궤도형) 굴착기보다 기동성이 뛰어나 도심지 작업에 보다 적합하다./서일범·서종갑기자 squ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