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승복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나는 패배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아니다. 나는 그렇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아니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율이 8%포인트 뒤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무엇보다 나는 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가짜 여론조사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지난 2016년에도 거짓이었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한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도 이어갔다. 그는 “바이든은 두 문장을 함께 제대로 구사할 수 없다”며 “프롬프터에 있는 대로 읽고 다시 (대선 베이스캠프 격인 자택 내) 지하실로 내려간다”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당선돼 우리나라를 망치기를 원한다. 여러분의 세금을 세배로 늘리기를 원한다”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좌편향 압박을 받을 것이며 나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를 포함해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데 대해서는 “나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치사율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나라도 검사 측면에서 우리만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서는 “나와 훌륭한 관계”라면서도 “약간 불안조장자이기는 하다”고 깎아내렸다. 파우치 소장의 셧다운(폐쇄) 지속 권고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가 팽창하고 멋지게 성장할 것”이라며 “대선일인 11월3일 주식시장은 최고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해 “당신의 무지는 미덕도 힘의 표시도 아니다”라며 “이는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을 약화시키고 미국인의 일자리와 생명을 희생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