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전격 뛰어든다. 쿠팡의 ‘로켓프레시’,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이 나름의 아성을 쌓은 연간 1조5,000억 원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현대백화점이 기존 강자들이 쌓은 벽을 넘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 2015년 1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8,000억 원 까지 성장했고 올해는 여기서 약 두 배인 1조5,000억 원까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급성장 산업 분야다.
현대백화점은 22일 식품 전문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현대식품관 투홈’의 온라인 사이트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론칭한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식품관’은 현대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 브랜드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이름 그대로 ‘현대백화점 식품 매장 상품을 통째로 집에 배송해준다’는 콘셉트로 이름을 지었다.
이번 현대식품관 투홈의 핵심 서비스는 새벽배송이다. 수도권 지역에 한해 전날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가정의 문앞에 배송해준다. 현대백화점은 새벽배송을 위해 범현대가인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와 손잡았다. 현대글로비스는 경기도 김포의 ‘M4’ 물류센터를 임차해 상품 입고부터 재고관리, 출고, 새벽배송까지 책임지는 계약을 현대백화점과 체결했다. 현대백화점 투홈은 5만 원 이상 구매 시 배송료를 받지 않고 5만 원 미만이면 3,500원을 받는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은 오후 8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델리·베이커리·디저트 등 가공식품 중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상품 4,000여 개를 새벽배송 대상으로 엄선했다. 60개월 미만의 암소 한우로 구성된 프리미엄 정육 상품과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 ‘화식한우’를 비롯해 고당도 과일만 선별한 ‘H스위트’, 지정농장을 통해 희귀 품종을 한정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 ‘약속농장’ 등 총 300여 개의 단독 상품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투홈의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일반 신선식품 뿐만 아니라 백화점 전문 식당가의 조리식품까지 배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백화점 내의 델리와 베이커리 등 식음료와 전문식당가의 조리식품을 가정으로 배달해 기존 새벽배송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백화점 식품관의 강점인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다른 온라인몰에선 찾아볼 수 없는 백화점 델리·베이커리 상품과 전문식당 조리식품을 배달해주는 시스템까지 구축해 기존 업체와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53개 외부 유명 맛집의 1,000여 개 가공식품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평균 대기시간이 4시간 가량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의 소갈비 전문점 ‘몽탄’을 비롯해 냉동 삼겹살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의 ‘대삼식당’, 새우를 두툼하게 넣은 ‘멘보샤’ 맛집인 서울 강남구의 ‘무탄’, 흑임자 커피로 전국에서 고객이 몰려드는 강원도 강릉의 ‘툇마루 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식품관 투홈 오픈으로 유명 맛집의 요리를 주문 다음날 아침에 집에서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맛집 고유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레시피를 철저히 지키고, 곁들임 음식 등도 함께 상품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투홈은 백화점 내 식음료 매장과 식당가 상품을 인근 3㎞ 고객에게 1시간 내로 배송해주는 ‘바로투홈’ 서비스도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우선 도입해 입점한 50여 개 브랜드의 1,000여 개 상품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백화점은 바로투홈 서비스를 무역센터점에 이어 판교점 등 수도권 점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타 온라인몰과 달리 백화점 프리미엄 식품 중심의 전문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하게 됐다”며 “배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벽배송을 본격 운영하는 것은 물론, 트렌디한 먹거리 등 백화점식 MD를 지속 강화해 온라인 식품시장에서 현대백화점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현 현대백화점 온라인식품담당 상무는 “이번 온라인몰 오픈은 백화점 식품관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다 많은 고객들이 접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확대한 것”이라며 “기존 백화점 식품관 이용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신규 고객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화점 기반의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