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옵티머스 이혁진, 임종석과 평양 갔었다

2006년 6월 참관단 자격으로

김일성대학 과학도서관 방문

任특보와 오랜 인연 드러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참관단’이 지난 2006년 6월 북한 평양 개선문 앞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 동그라미는 임종석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당시 경문협 이사장), 오른쪽 동그라미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당시 경문협 이사)./사진=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참관단’이 지난 2006년 6월 북한 평양 개선문 앞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 동그라미는 임종석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당시 경문협 이사장), 오른쪽 동그라미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당시 경문협 이사)./사진=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옵티머스자산운용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가 지난 2006년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당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와 함께 평양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머스는 최근 ‘5,000억대 펀드 사기’ 사태에 휘말리면서 성장 과정에서 정관계 비호·로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관련 펀드가 투자금을 모으기 이전인 2018년 초 경영권 분쟁으로 밀려났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번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이 전 대표는 2006년 6월2~5일 임 특보와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에서 주관한 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참관단 자격이었다. 실제 본지가 경문협에서 입수한 사진을 보면 평양 개선문 앞에서 임 특보와 이 전 대표 등 40여명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당시 임 특보는 경문협 이사장, 이 전 대표는 이사였다. 임 특보는 2005년 7월 경문협 이사장으로 부임했고 이 전 대표는 2006년 3월 총회에서 이사로 선출됐다. 통일뉴스의 2006년 3월9일 <“北 인기가요, 남측 유명 가수가 부른다”> 기사를 보면 경문협은 이날 이 전 대표 등 9명을 신임 이사로 선출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CJ자산운용 상무였다.

임종석 청와대 외교안보특보./연합뉴스임종석 청와대 외교안보특보./연합뉴스


경문협 측은 이 전 대표가 당시 참관단으로 갔다 온 것은 맞는다고 확인했다. 경문협의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평양 방문 때 관광객 출입금지 지역을 들어가는 등 곤란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 직후 이 전 대표는 경문협 활동을 중단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비영리 공익법인에서 일하기에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나 경문협 측이 2006년 6월 말~7월께 이사 선임을 취소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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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특보와 이 전 대표가 이처럼 오래전 인연을 맺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후 어떠한 관계를 이어왔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22일부터 진행된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 행사에 따라간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 전 대표는 현 대표인 김재현씨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자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 등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자비로 따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그럼에도 당시 검찰에서 12억원 횡령 고소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이 전 대표의 출국을 누가 도와준 것 아니냐, 대통령 순방 행사장을 누군가 들여보내 준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 전 대표가 UAE에서 한양대 동문인 임 특보와 조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사람은 한양대 86학번으로 이 전 대표는 경제학과, 임 특보는 무기재료공학과 출신이다. 야당에서는 이 전 대표의 ‘대통령 전용기 출국설’을 제기하며 출국 기록을 공개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일방적으로 고소당한 사건이어서 출국금지가 걸려 있지 않았고 순방 당시 교민 행사장은 자유롭게 드나드는 분위기였다는 입장이다. 또 임 특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에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지만 사회에서 알게 됐다”면서도 “연락하지 않은 지 7~8년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 유튜버 등이 주장하는 임 특보의 딸 유학비 지원설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시카고에 간 적도 없다”고 했다. 서울경제는 이 같은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한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임 특보에게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연락처로 전화·문자를 했으나 답이 없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한 이력이 있다. 또 민주당에서 서울시당 청년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 금융정책특보로 발탁되기도 됐다.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체류하며 김치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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