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 인맥은 성남시장 재직 당시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여의도에 기반을 둔 정치인이 상대적으로 적고 경기도 등 지역 기반의 인물이 여전히 많은 편이다. 정치권에서 이 지사를 거론할 때 전국 단위 외형 확장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대목이다. 이 지사 스스로도 본인에 대해 “정치적 후광도, 조직도, 학연도, 혈연도, 지연도 없는 혈혈단신”이라며 “결국은 실력과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에서 그의 인맥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으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고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경쟁이 양강 구도로 흐르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외연 확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정치권에서 친(親)이재명계는 4선 중진인 정성호(경기 양주) 의원을 필두로 재선의 김영진(경기 수원병)·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초선인 이규민(경기 안성) 의원 등 4명이 꼽힌다. 정 의원은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이 지사의 든든한 정치적 우군으로 이재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이재명 캠프의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김영진·김병욱 의원도 당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그간 이 지사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특히 김영진 의원은 같은 중앙대 동문으로 지난 대선 경선과 지방선거 때 늘 이 지사와 함께했다.
이 지사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 자치단체장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키맨은 안병용 의정부 시장이다. 안 시장은 이 지사의 중앙대 동문으로 이 지사가 대법 판결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왔다. 안 시장이 “도정 실패자라면 몰라도 지사직을 성공적으로 잘하는 이재명을 파직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부터 함께 해온 이른바 ‘성남 라인’은 가장 든든한 우군이다. 비서실과 대변인실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무라인이 성남시 출신이다. 이헌욱 경기주택공사 사장,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 권석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박상현 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임진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등도 이 지사가 성남 시장 시절 인연이 닿은 인물들이다.
이 지사가 참모진 등 정무라인을 외부에서 대폭 보강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과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표적이다. 강 원장은 제5기 한국대학생총연합회 의장 출신으로 호남계다. 이 평화부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비전위원장을 지낸 영남계다. 이들은 이 지사와 영호남 지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사는 이 밖에도 자신을 보좌하는 정책수석의 명칭을 정책공약수석으로 바꾸고 김재용 전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을 임명했다. 김 수석은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한총련 1기 의장을 지내고 일본에서 유학한 뒤 선거정책과 공약 분야에 천착해온 대표적인 선거 전문가다. 김기덕 전 삼성디스플레이 경영혁신그룹장을 경기도 AI 산업전략관에 임명한 것도 특징이다. 가장 최근 합류한 김홍국 대변인은 중앙지 기자 경력과 정치평론가 활동으로 쌓은 중앙 인맥과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