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전환된 터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86년 만에 처음으로 이슬람 예배가 진행됐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예배에 참가한 수 천명의 이슬람 신자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성소피아 성당의 모스크 전환을 축하했다. ‘성소피아의 모스크화(化)’에 앞장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예배에 직접 참석해 코란을 암송했다.
성소피아는 537년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대성당으로 건립했지만,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된 후 제국 황실의 모스크로 개조됐다. 이후 세계 1차대전으로 제국이 멸망하자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10일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아타튀르크 내각회의의 결정을 취소, 같은 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소피아 박물관을 모스크로 전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세계 곳곳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유감의 뜻을 밝힌 데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 12일 “성소피아를 떠올리며 깊은 슬픔에 잠긴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