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구청장이 간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창동기지 개발로 '직주근접 명품도시'로"

'바이오 메디컬 허브'조성 최우선

일자리 한꺼번에 8만개 창출 시켜

베드타운 탈피 자족형 자치구 도약

수락산, 도심 속 이색휴양림 변신

유럽서 볼 수 있는 트리하우스 등

힐링 도시 노원으로 경쟁력 높일 것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구청 옥상에서 창동지하철차량기지 부지를 가리키며 향후 활용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이호재기자오승록 노원구청장이 구청 옥상에서 창동지하철차량기지 부지를 가리키며 향후 활용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오는 2025년 창동지하철차량기지에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가 계획대로 들어서면 노원구는 기존 ‘베드타운’의 이미지를 금방 벗을 겁니다. 노원을 ‘직장과 주거가 근접한 명품 자치구’로 만드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노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겠습니다.”

최근 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전을 앞둔 창동지하철차량기지를 가리키며 “앞으로 달라질 노원을 지켜봐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계획도시로 건설된 노원구는 무수히 많은 장점을 갖추고 있지만 대기업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라며 “지하철 4호선 창동 차량기지 부지에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자치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노원구 인구는 52만여명이다. 송파구(67만여명)와 강남구(54만여명)에 이어 서울 자치구 25곳 중 3위이자 강북 1위지만 사업체 수는 18위에 불과해 아침에 직장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하는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오 구청장의 설명이다.

노원구는 앞서 서울시와 함께 창동지하철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이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면적만 24만6,000㎢에 달하는 부지에 바이오 메디털 클러스터를 유치하는 게 노원구의 최우선 과제다. 내년 5월을 목표로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오 구청장은 “오는 2025년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일자리 8만개가 한꺼번에 생길 것”이라며 “한때 62만명에 달했던 노원구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데 이를 통한 인구유입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는 지난 5월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 유치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노원 바이오 정책자문단’까지 꾸렸다. 바이오·의료 분야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서울시와 협력해 미국 보스턴과 같이 세계적인 수준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노원구는 이와 별도로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관련기사



오 구청장이 그리는 노원의 미래는 ‘힐링도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도심에서 밀집하는 여가생활보다 자연과 함께하는 휴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최초로 들어서는 휴양림 ‘수락산 힐링타운’이 요즘 그가 역점을 두는 사업이다. 오 구청장은 “서울에 있지만 마치 시골 산골처럼 조용하고 나무로 우거진 곳이 수락산 동막골”이라며 “최대한 환경을 보존하되 도심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휴양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나무 위에 나무로 집을 지은 ‘트리 하우스’가 들어선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숙박할 수 있어 유럽이나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산림청과 힐링타운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조성된 불암산 힐링타운도 노원구의 자랑거리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동안 나비를 볼 수 있는 나비정원이 있고 유아숲체험장, 산림치유센터, 온실카페 등의 부대시설을 마련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산 정상을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 전망대도 조만간 들어선다. 불암산·수락산·영축산·초안산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서울 자치구 최고의 힐링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게 오 구청장의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달라질 지방행정에 대해서도 오 구청장은 지자체의 선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모든 시설이 밀집한 도심이 최고의 장점을 갖췄다면 앞으로는 교육·의료·자연환경이 최우선 순위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심신을 치유하고 다양한 여가활동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지자체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원구의 현안 중 하나는 산하 서비스공단 노동조합의 파업 해결이다. 서비스공단 노조는 무기계약직 157명의 일반직 전환과 미화·청소·주차 등 고령친화직종 조합원 50여명의 정년을 65세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원구와 서비스공단은 노조와 40여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은 구의 재정 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노원구의 재정자립도는 올해 15.8%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최하위권인데다 서비스공단의 경우 지난해 7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오 구청장은 “자치구 재정 여력을 감안할 때 노조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다”면서 “노조와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지만 원칙대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