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 연평균 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속도가 전지구 평균보다 빨라 21세기 말(2071년~2100년) 한국은 폭염일수가 3.5배 증가하면서 더 이상 사과를 재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수량도 많게는 13.1% 증가할 수 있다.
28일 기상청이 환경부와 함께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1880년부터 2012년까지 전지구적 평균 지표온도는 0.85℃ 오른 반면, 우리나라는 19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1.8℃ 올랐다. 한국의 지표온도가 다른 곳보다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정도에 따라 21세기 말 우리나라 지표면 온도는 2.9∼4.7℃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한반도 폭염일수는 10년간 0.89일씩 증가했다. 여름철 열대야 발생일수(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는 이보다 많은 0.96일씩 늘어났다.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폭염일수는 현재 연간 10.1일에서 21세기 후반 35.5일로 3.5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강수량도 1912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마다 11.6mm 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여름철 강수량 증가 경향이 뚜렷했다. 이 기간 하루에 80㎜ 이상 내리는 여름철 집중호우도 10년 마다 7.54㎜씩 증가하고 있고, 집중호우기간도 10년 마다 0.07일씩 증가했다. 태풍 역시 1977년에서 1994년까지 태풍 강도는 평균 풍속 73.9㎧로 빈도는 22회였지만, 1995년부터 2012년까지는 평균 풍속 76㎧에 26회로 증가했다. 21세기 말 한반도 강수량은 3.3%~13.1%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벚꽃 개화시기는 현재보다 11.2일 빨라지고, 2080년대 소나무숲은 지금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사과 재배지는 사라지고, 벼·옥수수·감자 등 생산성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감귤은 강원도 지역까지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식물의 생육 개시일은 10년에 2.7일씩 앞당겨지고 낙엽 시기는 1.4일씩 늦어져 총 생육 기간이 4.2일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보고서는 해 하반기에 수립 예정인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21∼2025)’을 비롯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각 분야의 적응정책 수립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