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자동차에 키 납품하던 풍안… 이번엔 '항균 동(銅)접시' 도전장

9년전부터 사업 추진해오다

코로나 맞아 '절묘한 타이밍'

항바이러스·항균 국제인증도

식당 등 국내외 수요증가 대비

9월부터는 대량생산체계 구축

동접시 내년 매출 100억 기대

이동조 풍안 대표가 경기도 화성 본사에서 항균은 물론 항바이러스 효과까지 탁월한 동접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풍안이동조 풍안 대표가 경기도 화성 본사에서 항균은 물론 항바이러스 효과까지 탁월한 동접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풍안



자동차 부품업체 풍안의 이동조 대표는 요즘 지인들로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느냐’는 농담조 말을 적잖이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완성차 업체에 키를 납품하는 회사가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지난 연말 뜬금없이 향균은 물론 항바이러스 효과도 탁월한 ‘동(銅) 접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타이밍도 절묘했지만, 자동차 부품과 항균·항바이러스 접시는 상식적으로 매칭이 잘 안 된다. 28일 서울경제와 만난 이 대표는 “애초에 항균·항바이러스 동 접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준비 중이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며 “주력 사업 매출이 30%나 빠진 상황에서 동 접시를 위기 극복의 돌파구이자 재도약의 불쏘시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01년 풍안 설립 전 20년 가까이 비철금속 업체인 풍산에서 일했다. 그때부터 항균에 뛰어난 동의 특징을 잘 알고 있던 이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기능성 접시 연구를 시작했다. 제품 변색을 코팅 기술로 극복하는 등 항균·항바이러스 동 접시를 내놓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근 9년 만에 기어이 제품을 내놨고, 최근 국제검사공인기관(SGS)으로부터 대장균 등 박테리아를 99% 박멸한다는 인증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사멸 효과도 탁월하다는 검증도 받았다. 이 대표는 “접시에 붙은 박테리아 등 균은 동의 이온을 필수 영양소로 인식해 영양분으로 섭취하지만, 이온은 단백질로 형성된 균의 세포막을 파괴한다”며 “그래서 접시에 붙은 균이 사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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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안은 동접시의 대량 생산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자동화 설비가 들어오는 9월이면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현재는 수작업으로 동접시를 만들어 속초의 유명 회 음식점 등에 제한적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오는 9월 일본 설비가 투입되면 생산 캐파가 월 2억원 매출을 찍을 수 있을 만큼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풍안은 내년 동접시 매출로 100억원을 잡았다. 국내에서는 일식당 등 음식점을 비롯해 가정집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항균, 항바이러스 제품에 대한 수요가 부쩍 커진 만큼 영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해외는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진 중국부터 공략하고 있다. 이미 현지 영업에 나선 상태. 미국, 일본 등 아직 코로나 기세가 꺾이지 않은 시장은 음식점 영업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라 추이를 지켜보며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동차 부품이 코로나 사태로 회복이 더딘 만큼 일단 동접시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풍안은 동접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안은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재 특성상 부러지거나 녹슬기 쉬운 자동차 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소재인 ‘양백’을 수입해 국산화에 성공한 덕분에 볼륨을 키울 수 있었다. 풍안테크, 풍안메탈서비스 등 계열사 매출까지 합치면 연 매출은 600억원 남짓에 이른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인 게 흠이다. 이는 부품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동접시 사업에 기대가 큰 이유기도 하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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