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똑똑한 굿즈 하나, 열 신상 안부럽네...유통가 '왝더독' 열풍

하겐다즈 '보냉백' 모두 소진 이어

코카콜라 '피크닉세트'도 인기몰이

소비자 '굿즈' 얻기위해 제품 구매

브랜드 위상 강화 넘어 매출에 영향

유통가 '왝더독 마케팅' 강화할듯




최근 유통업계가 앞다퉈 내놓고 있는 굿즈(기념품) 마케팅이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넘어 실제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념품인 굿즈 상품을 손에 넣기 위해 본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른바 꼬리(굿즈)가 몸통(실적)을 흔드는 웩더독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 레디백, 의자, 우산 등 굿즈 대란에 이어 ‘똘똘한’ 굿즈가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데 자신을 얻은 유통업체들은 웩더독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11번가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간 11번가가 코카-콜라와 진행한 ‘코-크 썸머’ 프로모션에 하루 평균 8만명 이상이 프로모션 페이지를 방문했다. 또 기획전 관련 거래액은 열흘 간 12억 이상(추정)을 기록하는 등 굿즈 상품에 대한 인기에 11번가 방문자수는 물론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다.


해당 프로모션에서는 코카-콜라의 시그니처 색상인 빨간색이 돋보이는 코-크 피크닉 세트와 피크닉 쿨러, 캐리어, 보냉백 등 다양한 코카-콜라 한정판 굿즈 제공됐다. 특히 코-크 피크닉 세트의 경우 ‘초경량 캠핑용품’으로 캠핑족들에게 많은 사랑을받고 있는 ‘헬리녹스’ 테이블과 의자가 포함돼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해당 상품을 받기 위해서는 상품 구매 횟수만큼 응모권이 발급됐고 이후 추첨을 통해 해당 굿즈를 증정했다.

다른 상품 구매 횟수가 늘어날 수록 굿즈를 받을 확률도 높아지는 셈이다.


지난달 1일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와 협업해 새벽배송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구입 시 한정판 미니 알비백(보냉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던 SSG닷컴도 굿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초 14일까지 예정돼 있었던 알비백 이벤트는 단 5일 만에 준비된 물량 2만 개가 모두 소진돼 조기 종료됐다. 이 이벤트로 인해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새벽배송 매출은 전월 대비 약 30% 증가했고, 신규 고객도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 관계자는 “여름철 아이스크림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해 서로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한정판 알비백을 제작하게 됐다”며 “휴대성이 좋은 미니 사이즈로 캠핑, 피크닉 용품으로 활용한다는 입소문이 나 이벤트가 조기 종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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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업체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굿즈가 아닌 인기 있는 캐릭터와 협업해 만든 굿즈 상품도 매출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이마트는 지난 3월 ‘피코크X펭수 콜라보 상품’ 8종에 대한 판매에 나선 결과, 한 달간 총 13만 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주력 상품인 ‘피코크X펭수 자이언트 과자 3종’의 단량이 일반 상품의 10배에 달할 뿐 아니라 ‘피코크X초코프레첼’, ‘피코크X펭수 죽 3종’ 등이 각각 3입, 2입 기획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판매 효과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러한 효과로 같은 기간 피코크 과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3% 늘어났으며 전체 피코크 매출 역시 32.5% 증가했다. 여기에 코크X펭수 콜라보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경우, 평균 객단가가 8만 2,000 원을 기록해 약 26%의 객단가 인상 효과도 나타났다.

또 피코크X펭수 콜라보의 일환으로 선보인 ‘스페셜 펭수 구니백(1만 개 한정)’도 고객들의 호응 속에 준비한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다. ‘펭수 콜라보 상품을 3개 이상 구매하고 1일 1회 한정 행사카드로 3만 원 이상을 결제해야 한다’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에도 스페셜 펭수 구니백은 증정 1일차에 전체 물량의 30% 가량이 소진된 데 이어 불과 2주 만에 준비한 물량이 대부분 동났다.

이러한 굿즈 열풍에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굿즈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내놓기만 하면 ‘대박’을 치니 유통업체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굿즈 대란에 서막을 열었던 스타벅스의 경우 레디백 이후 선보였던 21주년 기념 기획상품인 우산이 일주일 만에 동났고, 지난 3월에 이어 28일 다시 출시한 ‘컬러체인징 리유저블 콜드컵’을 구매하기 위해 일부 매장에서 고객들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지난 27일에는 던킨이 사전예약으로 판매한 노르디스크 폴딩박스’는 첫날 품절이 됐다. 11번가에서 진행한 하이트진로 굿즈 상품 판매에서 일부 제품은 30초 만에 완판 되는 등 모든 상품이 1분 내외에 완판이 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굿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더욱 커진 점도 유통업체를 자극하고 있다. 굿즈 열풍이 코로나 19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한정판 제품에 투영되면서 이례적인 굿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오픈런’ 사태를 일으킨 샤넬 등 명품소비 현상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웃돈을 주고 되팔기 위한 이른바 ‘스테크(스타벅스+재테크)’ 현상이 나타난 것도 결국 이러한 소비심리를 이용했다는 분석이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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