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공감]‘될 대로 돼라’ 정신으로 살아보기




우리에겐 ‘될 대로 돼라’ 정신이 필요하다. ‘될 대로 돼라’는 진짜 되는대로 막살겠다는 말이 아니다. 겁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일단은 가보겠다는 담대함이다. 또한 그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책임감이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무서워’가 아닌, 어떻게 될지 몰라서 ‘궁금해’로 살면 인생은 한결 재미있는 것이 된다. (…) 두려움보단 호기심으로 살고 싶다. 나는 어떻게 될까? 인생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는다 해도, 설령 그곳이 지금보다 더 형편없는 곳일지라도, 나는 거기서 또 잘살아낼 것이다. (하완 지음,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2020년 세미콜론 펴냄)


하완 작가는 마흔 살 무렵 ‘될 대로 돼라’ 정신을 발동시켜 직장인에서 작가로 변신했다. 이런 ‘퇴사신화’를 이룬 작가에게 사람들은 묻곤 한다. “저, 회사 그만둘까요, 다닐까요.” 그러나 하 작가는 참지 말고 퇴사하라는 쉽고 무책임한 답은 건네지 않는다. 퇴사의 사유에도, 또 버텨야만 할 이유에도 오만가지 사정이 있으며 회사에 다닐지 말지 질문하는 것은 남에게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묻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마흔의 하 작가는 어차피 지금도 가진 게 많지 않은데 이걸 지키자고 전전긍긍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고 마침내 다른 삶을 살게 됐다. 하지만 그의 ‘될 대로 돼라’ 정신은 현재 삶에 대한 자포자기나 방관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선택으로 말미암아 미래의 내가 감당해야 할지 모를 삶의 바닥까지 직시하고 어떻게든 거기서도 살아내겠다는 다짐이자 각오였다. 그 바닥, 하한선까지 내 삶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 형편없는 곳에서도 나로 살 결심이 섰다면 당신도 ‘될 대로 돼라’ 정신으로 살아도 좋다. 때로 그 무모한 정신이 뭔가를 ‘되게’ 만들기도 하니까. 한 생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도약시키기도 하니까 말이다. /문학동네 편집팀장 이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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