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Anasis) 2호’가 31일 최종 목표 지점인 정지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방위사업청은 아나시스 2호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11분께 지구에서 3만5,786km 떨어진 정지궤도(지구동기궤도)에 안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10일 만이다.
아나시스 2호는 앞으로 본격적인 임무 개시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우선 약 한 달간 위성체 제작사인 프랑스 에어버스사(社) 등에서 성능시험을 한다.
이후 군은 성능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10월께 아나시스 2호를 최종 인수한 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된 지상 단말기 8종과 연결 후 연말까지 운용성을 확인하는 시험평가를 할 예정이다. 아나시스 2호가 임무에 본격 투입되는 시기는 내년 초일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번에 독자 통신위성을 처음 확보하게 되면서 생존성과 보안성이 강화된 통신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존 민군 겸용 위성인 ‘무궁화 5호’(아나시스 1호)보다 적의 재밍(전파교란) 공격 회피 성능이 3배 이상 강화됐다. 또 데이터 전송용량도 기존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30여개의 각 군 무기 체계와 상호 연동해 통신망도 구축할 수 있다.
지형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 지상 통신체계와 달리 아나시스 2호는 정지궤도에서 한반도 전 지역의 어느 곳이든 24시간 안정적 통신은 물론, 해외 파병지역을 포함한 원거리 지역의 통신망 지원이 가능해진다.
장병 개개인이나 장갑차 등 군용 차량에 단말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위성 통신이 가능해져 기동 작전 중에도 신속한 통신 및 지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나시스 2호용 지상 단말기 개발에는 20여개 국내 방산업체와 80여개 중소협력업체가 참여하며 국산화 95%를 달성했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아나시스 2호가 정지궤도에 정상적으로 안착해 임무수행하게 됨에 따라 군 통신체계의 발전뿐 아니라 우주 국방력 확보에 마중물이 됐다”며 “새로운 전장이 될 우주공간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관련 방위산업 육성에 각별히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