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경기회복에 자신감 얻은 中...美에 '지구전' 선포

제조업 경기 5개월째 확장 '선방'

공산당 정치국, 회의서 공식화

미중 갈등 장기전으로 돌입할듯

31일 중국 베이징 인민회의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 개통식이 진행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31일 중국 베이징 인민회의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 개통식이 진행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총영사관 상호 폐쇄 등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맞서 장기적 항전인 ‘지구전(持久戰)’을 펴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신속한 경기회복에 성공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현재 경제정세는 여전히 복잡하고 엄중하며 불확실성이 비교적 크다”며 “우리가 맞닥뜨린 매우 많은 문제는 중장기적인 것으로 반드시 지구전의 각도에서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에서 일부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마오쩌둥의 지구전 이론을 언급한 적은 더러 있었지만 중국 최고지도부가 이를 정면으로 내건 것은 이례적이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방이라도 유격전 등 유리한 방식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투쟁하며 무너뜨린다는 지구전은 항일전쟁과 국공내전 시절 중국 공산당 지도자인 마오쩌둥이 정립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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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치국은 ‘재정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더욱 유연하게’라는 기존 정책 기조의 틀을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중국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일부에서는 5중전회를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연기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 정권 변화와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외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단시간 내 결말을 보기는 힘들게 됐다. 미국의 파상공세에도 중국이 버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으로서는 믿을 구석이 없는 게 아니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판 GPS’인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 개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위성항법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는 나라가 미국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베이더우 시스템은 이에 강력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공개된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1을 기록해 5개월째 ‘경기확장’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수준인 상황에서 거의 중국만 경제 정상화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이 중국 지도부를 고무시킨 셈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ms@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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