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의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된 것을 두고 남측이 대화를 강조하지만 “행동은 완전 딴판”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이용한 우주발사체 문제를 비판한 것은 지난달 28일 미사일지침 개정 발표가 나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는 ‘독특한 대화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의 무력증강 움직임을 설명하며 “이중적 태도”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매체는 “지금까지 남조선 당국이 입에 제일 많이 올린 단어는 아마도 ‘대화와 평화’일 것”이라면서 “앞에서는 늘 듣기좋은 소리로 입버릇처럼 이 말을 외워대는데 돌아앉아서 하는 행동은 완전 딴판”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올해에는 역대 가장 많은 국방비를 쓴다고 으스대며 우리를 겨냥한 첨단무기개발과 무기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와 끝까지 군사적으로 맞서보겠다는 속심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갈수록 드러나는 기만과 배신’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에 대해 “고체연료를 이용한 우주발사체로 저궤도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되었다느니,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 문제도 미국과 협의하여 해결해나가겠다느니 하며 대결 흉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체는 남측 각계에서 “무력증강 책동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 강행은 동족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지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중적인 처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과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와 달리 전 주민이 볼 수 있는 관영 매체에서는 해당 내용을 전하지 않고 있다.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방역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복원 구상을 북측에 전한 상황에서 대남 비난 메시지가 나온 만큼 우주발사체 문제가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31일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인 강원 고성군 제진역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금강산 개발 관광이 시작되면 분명하게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가 되고, 고성 등 접경지역 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 행동계획을 보류한 이후 대남 비난 메시지를 자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