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포항공대·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디지털 뉴딜’을 추진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금융을 선점하기 위한 우군 확보 전략으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이틀간 직접 포항과 대전까지 내려가는 등 산학협력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3일 포항공대, 4일 KAIST와 ‘테크핀 산학렵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는 인재육성부터 공동 연구개발, 창업지원·투자까지 포괄하는 기관이다. 센터의 역할을 고려할 때 국내 금융권에서 최초라는 게 하나금융 측의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두 대학과 함께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빅데이터 △챗봇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금융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창업 지원 및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포항공대 및 KAIST의 컴퓨터공학, 전산, 수학, 산업공학, 전자공학, 바이오·뇌공학 및 AI 등 분야별 전문가와 교수·연구진이 전공 제한 없이 참여하는 전공융합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 하나금융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하나벤처스와 각 대학의 기술지주회사(포스텍기술지주·미래과학기술지주), 교내 창업보육기관과의 업무협약도 함께 추진한다. 기술혁신형 벤처기업의 육성과 투자를 진행하고 디지털·바이오 및 소재·부품·장비를 포함한 과학기술 기반의 예비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판 뉴딜 계획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코로나 위기로 불확실성이 심화된 지금 변화의 파고를 넘기 위한 혁신의 일환으로 국내 최고 과학기술대학 및 인재들과 디지털 실험의 장을 만들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가 용인되는 실험의 장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무환 포항공대 총장 역시 “이번 업무협약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와 결합한 인공지능-X 사업의 금융분야 첫 번째 협력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