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위기를 기회로...企銀 기업고객 200만 눈앞

코로나發 대출 수요 증가하면서

7월 190만...연내 200만 돌파 유력

윤종원 행장 中企 지원 전략 주효

신규 유입고객 건전성 관리는 숙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창립 59주년 기념식에서 하반기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IBK기업은행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창립 59주년 기념식에서 하반기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IBK기업은행






기업은행(02411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소기업·소상공인 고객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기업 고객이 200만곳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은행은 코로나발 위기를 발판 삼아 이들이 주거래 고객, 우량 고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에서 거래하는 기업 고객이 지난 7월 말 기준 총 190만5,65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부분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이다. 지난해 말 기업 고객은 163만4,015곳이었는데 7개월 만에 30만곳이 증가한 것이다. 하반기 200만곳 돌파도 유력하다.


은행권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은행을 찾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던 3~4월 한 달간 기업 고객 14만곳이 추가됐다.

기업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선보인 기업용 비대면 플랫폼 ‘박스(BOX)’ 역시 코로나19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박스는 국내 최초 중소기업 전용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난해 8월 선보였다. 금융 내역 조회뿐만 아니라 대출, 채용 정보, 임직원 교육 등 기업이 필요한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놓았다. 6월 말에 3,341곳의 기업이 신규로 박스에 가입했다. 4월에는 3만여 기업의 신규 가입이 이뤄지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박스의 신규 가입 증가 요인으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시 선보인 ‘사전체크리스트’를 꼽는다. 당시 신용등급, 기대출 여부 등 복잡한 조건에 따라 기업은행·시중은행·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으로 대출 신청 창구가 나뉜 반면 고객들은 이를 모르고 은행을 찾았다가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은행 측은 “은행 차원에서 딱히 홍보하지도 않았는데 상당수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먼저 사전체크리스트를 알아보고 박스를 이용했다”며 “이것이 신규 가입으로 이어져 박스의 전체 가입자가 지난해 말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취임 초부터 노조와의 갈등,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잇따라 곤욕을 치른 윤종원 행장으로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또 다른 위기이자 기회였던 셈이다. 앞서 윤 행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기업과 사람(일자리)을 보호하는 것이 기업은행의 소명”이라며 중기 지원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 코로나19 때 유입된 고객의 건전성 관리는 과제다. 코로나19로 기업은행에 유입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이 부실로 이어질 경우 은행 전체 수익성도 흔들린다. 기업은행이 2·4분기에 대손충당금 전입액으로 전 분기(2,18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5,000억원을 쌓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 리먼 사태 때 처음 기업은행을 찾은 중소기업이 위기를 잘 극복해 지금까지 우량 주거래 고객으로 상당수 남아 있다”며 “이번 코로나19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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