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열리는 대선 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준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3상에 가장 먼저 들어간 모더나가 지난 7일 주요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 일부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에 등록한 피험자는 4,536명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지난 7월 27일 임상 3상을 시작했으며, 피험자 3만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등록된 피험자는 목표치의 15%에 그친 상태다.
CNN은 모더나가 9월 말까지 피험자 3만명을 모집하더라도, 대선 전까지 백신을 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모더나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백신은 2회 접종이 필수이며, 2차 접종은 1차 접종일로부터 28일 후에 이뤄진다. 설사 9월 말에 목표치인 3만명의 피험자에게 백신을 1차 접종하더라도, 10월 말에나 2차 접종이 가능한 셈이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백신 전문가인 폴 오피트 박사는 “그 일이 어떻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백신이 완전히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2주를 기다려야 한다. 선거일이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피험자의 절반은 진짜 백신을 맞고 나머지는 플라세보(가짜 약)을 투여하기 때문에, 2차 접종이 끝난 뒤에도 연구원들은 누가 코로나19에 걸렸고 누가 걸리지 않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일리 의과대학의 백신 전문가인 피터 호테즈 박사도 “(선거일 전에 백신을 출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알버트 보울라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8월 초까지 2,000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립보건원(NIH) 측은 “9월 말까지 피험자 등록을 완료하는 것이 현실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지난 2주에 비해 앞으로 몇 주 동안 일일 등록자 수가 증가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NN은 지난 2주간 모더나가 운영한 피험자 등록 관련 사이트는 54개에 불과했는데, 이 사이트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피험자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1·4분기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호테즈 박사는 “아마도 취임식 즈음에는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와 안전한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