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에 대한 관심도 낮고 남북통일의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않는 20대와 30대를 겨냥해 이달부터 각종 통일교육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흥미를 끌 만한 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11일 관가에 따르면 통일부 통일교육원은 올 하반기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2030 평화·통일 아이디어 콘테스트 △2030 평화·통일 공감 아카데미 △2030세대 맞춤형 통일교육 콘텐츠 직접 제작 행사 △국민 디자인단 등의 사업을 이달부터 기획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 중 2030 평화·통일 아이디어 콘테스트는 공모전 방식으로, 평화·통일 관련 주제에 대한 청년들의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전국 7개 권역별 지역통일교육센터를 통한 예선, 통일교육원 본선을 거쳐 6개 팀을 선정해 시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우수 아이디어 기획안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유튜브 등으로 젊은이들과 공유한다. 2030 평화·통일 공감 아카데미 사업은 진보·보수정당 청년 당원, 청년 기업인, 청년 시민단체 대표, 대학 총학생회장 등을 통일 미래 인재로 육성한다는 목적하에 저명인사 초청 교육을 진행하는 수료 프로그램이다.
통일교육원은 또 통일교육 전문가 3명, 2030세대 일반국민 4명, 서비스 디자이너 1명, 통일부 국민 디자인단 담당자 1명, 통일교육원 사업 담당자 1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국민 디자인단을 통해 ‘2030세대 통일교육 활성화 사업’ 전 과정을 매달 자문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들이 통일교육 관련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게 하는 행사와 2030세대 통일교육 관련 사업 전반을 기성 언론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 홍보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통일부가 이같이 예산을 투자해 20~30대를 겨냥한 통일교육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가 최대 역점 과업으로 삼는 남북관계 개선 과제에 이들 젊은 층의 관심이 유독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일연구원이 지난 6월25일 발표한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 대상의 61.1%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2015년의 50.8%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특히 1981~1990년에 태어난 ‘IMF 세대’, 1991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관심이 없다’는 답변이 무려 71.4%, 69.4%에 달했다. 현 정부의 주축을 이루는 1961~1970년 출생자, 이른바 ‘86세대(53.0%)’와의 격차가 가장 컸다.
이 조사에서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없다’는 응답은 전체의 54.9%로 집계됐는데, IMF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그 비율이 55.9%, 63.6%로 평균을 웃돌았다. ‘통일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각각 19.3%, 17.9%에 그쳐 1950년 이전 출생한 ‘전쟁 세대(36.7%)’와 1951~1960년에 태어난 ‘산업화 세대(32.1%)’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