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위주 생활 패턴이 길어지면서 가정간편식(HMR)도 보다 간편한 ‘원밀(one-meal)형’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국이나 탕, 즉석카레처럼 밥과 반찬을 따로 차려 먹어야 하는 HMR과 달리 원밀형은 그 자체로 한 끼의 식사가 되는 제품을 뜻한다.
12일 대상에 따르면 코로나가 장기화한데다 장마와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볶음밥, 덮밥과 같은 원밀형 HMR의 올해 1~7월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늘어났다. 종류 역시 지난해 말 35종에서 45종으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이후 HMR 판매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편한’ 원밀형 제품이 더 큰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식 대체 원밀형 인기=코로나19로 외식을 꺼리는 대신 외식 메뉴를 HMR로 만든 원밀형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은 후 식사로 즐기는 볶음밥을 HMR로 만든 제품도 인기다.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일상가정식’이 선보인 ‘매운곱창 볶읍밥’은 식당에서 곱창을 먹은 후 마지막에 볶아먹는 밥을 HMR로 재현했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매운곱창 볶음밥을 즐길 수 있도록 출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올 들어 7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HMR 브랜드 ‘원테이블’은 한우맛집 우미학의 차돌 깍두기 볶음밥을 출시했다. 교촌치킨이 선보인 ‘교촌 닭갈비볶음밥’, 간장 소스로 볶아낸 ‘교촌 궁중닭갈비볶음밥’도 인기를 끌고 있다.
◇샐러드형 원밀형도= 덮밥·비빔밥류도 인기다. 최근 롯데푸드는 건강 덮밥 ‘쉐푸드 세븐데이즈 플랜’ 시리즈를 선보였다. 밥과 반찬을 한번에 먹을 수 있는 형태의 간편식으로, 손쉽게 일주일 식사를 계획할 수 있도록 했다. 종류는 ‘닭가슴살 오색비빔밥’, ‘오븐 닭가슴살 야채덮밥’, ‘매콤 닭갈비 양배추덮밥’, ‘5가지 야채 카레덮밥’ 등이다.
밥 대신 샐러드로 식사를 대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샐러드형 원밀’ 제품도 대세가 됐다. 한국야쿠르트는 프리미엄 샐러드 ‘로스트비프 오리엔탈’, ‘쉬림프 레몬파인’ 등 ‘잇츠온 그린키트 4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각 제품에는 주원료를 포함해 양상추와 치커리, 방울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들어있다. 외부 패키지에는 칼로리를 표시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어린이용 원밀도 등장=등교 정상화가 연기되면서 어린이용 원밀형 간편식은 주부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다. 최근 대상 청정원의 온라인 전문 브랜드 ‘집으로ON’은 옥수수에서 추출한 수용성 식이섬유를 첨가한 ‘듬뿍 어린이볶음밥’을 새롭게 출시했다. 100% 국내산 채소만을 사용해 자녀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을 위해 볶음밥 재료를 일반 볶음밥 재료보다 2~3회 정도 더 조각낸 점도 눈길을 끈다. 슈퍼곡물로 불리는 퀴노아를 넣어 영양을 더했으며, 소금 간을 많이 하지 않아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풀무원식품은 순두부를 그라탕과 접목한 고단백 제품 ‘순두부치즈그라탕 볼로네제’와 ‘순두부치즈그라탕 뽀모도로’ 2종을 출시했다. 순두부치즈그라탕은 100% 유기농 콩으로 만든 고농도 순두부에 서양식 오븐 요리 그라탕을 접목한 새로운 두부 요리로다. 어린이들이 식물성 단백질을 보다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HMR 간편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보다 손쉽게 가정식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보다 큰 각광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은 외식을 식탁 위에 구현해 더 화려해지거나, 아니면 한 그릇으로 한 끼 식사가 되도록 더 간편해지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한 그릇에 얼마나 더 많은 영양과 맛을 담는지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