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껴안기’에 나선 미래통합당의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 수백 명이 13일 전북 남원에 내려가 수해 복구 봉사 활동에 나선다. 현재까지 참가를 밝힌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만 286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남 구례 수해 복구 활동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통합당이 호남을 향해 더 큰 구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통합당에 따르면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13일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등 피해를 입은 전북 남원으로 내려가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민을 만난다.
서울경제신문이 통합당 중앙재해대책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이날 오후 5시 기준 참가를 신청한 인원은 소속 국회의원 26명과 보좌진·당원 260명 등 총 286명이 전북 남원 수해 복구 활동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는 통합당이 나선 봉사활동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다.
무엇보다 103명 통합당 전체 의원 가운데 네 명 중의 1명인 26명, 25%가 수해 복구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했다. 당 관계자는 “아직 참여 여부가 미정 상태인 의원도 있어 내일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은 통합당의 세 번째 봉사 활동 지역이다. 이틀 전 전남 구례 및 경남 하동 지역 수해 복구 활동엔 통합당 초선 의원 16명을 포함해 보좌진·당직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 5일 충북 단양 지역 수해 현장에서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및 당직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초선 의원만 참여했던 전남 구례 수해 현장과 달리 이번엔 다선 의원도 참가한다. 이와 관련해 정희용 통합당 중앙재해대책위원장은 “소속 지역구 피해수습을 마무리한 의원들도 동참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전날 급하게 봉사를 가자고 알렸다면, 이번엔 의원들이 일정을 미리 조정할 수 있도록 하루 여유를 두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당 의원 전체 ‘단톡방’에 서로 피해 복구 봉사 활동사진을 공유한다”며 “이에 의원들이 더 생생하게 수해 현황을 파악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조해온 ‘호남 챙기기’를 이번 수해를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날 “당이 총선에서도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호남에 소홀했고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말을 김은혜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초선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도 “수도권에 있는 호남 사람들이 자기 고향에서 후보도 안 낸 정당을 찍을 수 있겠느냐”라며 “호남을 버리고선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장에 전북 전주 출신의 정운천 의원을 내정했다. 19일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한편 정치권 일부에서는 통합당이 이번 수해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통합당 의원은 지역과 상관없이 국민 아픔에 함께하겠단 각오로 봉사를 가고 있다”며 “그 진정성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이에 따라 각 시도당 봉사활동에 마일리지 가점을 부여해 평가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개편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 수해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며 통합당에서 시도당별 당협위원 위주로 봉사단을 꾸릴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