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6월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첫 재판에서 향후 재판 절차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13일 이 전 회장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 측, 피고인 측과 앞으로 진행될 증인 신문 절차, 사건 병합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이 전 회장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은 대부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
재판부는 추후 이 사건을 이우석 대표의 약사법 위반 등 혐의 사건과 병합하기로 했다. 해당 사건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액 성분을 ‘연골세포’로 등록 허가했음에도 이 대표가 이를 신장 유래세포로 제조·판매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것이다. 이 대표가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에도 증권 신고서로 약 2,000억원의 청약을 유인해 상장사기를 저지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적용돼 있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이 끝나고 (정식) 공판 절차에 들어가면 쟁점을 정리하는 기일을 가질 것”이라며 “거기까지 끝난 후 증인 신문이 시작되면 그때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회장으로부터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을 제공받은 국내 임상책임의사 이모씨와 하모씨의 배임수재 등 혐의 사건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이 사건은 이 전 회장의 혐의 중 2011년 4월 인보사 국내 임상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이씨와 하씨에게 40억원 이상에 달하는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1만주를 부여하고 티슈진 상장을 앞둔 2017년 4월 해당 주식을 무상교부했다는 부분(배임증재)과 관련이 있다.
재판부는 이씨·하씨 사건은 이 전 회장 사건과 병합하지 않고 필요할 경우에만 병행해 심리하기로 했다. 이 전 회장 사건 재판에서 배임증재 혐의 관련 심리가 이뤄질 때만 이씨 측과 하씨 측이 법정에 나와 증인 신문 등에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씨 측 변호인은 “배임수재 등이 이 전 회장과 관련된 부분이니 해당 부분을 심리할 경우 (이씨 사건과) 병행 심리해주시고 그 외 기일에는 참여하지 않을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가급적 그렇게 하는 방식으로 구상하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인보사 2액 성분 관련 혐의와 함께 이 전 회장이 2016년 6월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국)로부터 임상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비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해 국책은행으로부터 1,000만달러(한화 약 120억원) 상당의 지분을 투자받은 혐의도 받는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한편 이날 참석한 변호인들은 수사기록을 열람복사하고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 등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0월1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