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2차전지' LG-'바이오' SK, 그룹 시총경쟁 불 붙었다

화학 132% 상승률 등 힘입어

LG, 시총 122조로 크게 증가

'2위' SK와 격차 21조로 좁혀

현대차는 6.5%·삼성 11% ↑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주를 앞세운 재계의 시가총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SDI(006400)를 보유한 삼성그룹이 시총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대표주로 주목받는 LG화학(051910)을 앞세워 3위로 올라선 LG(003550)그룹이 2위 SK그룹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LG그룹의 상승세에 4위로 밀려난 현대자동차그룹도 최근 수소전기차·전기차 등 미래 성장동력이 부각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의 13개 상장사 시총 합계는 이날 종가 기준 122조6,7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 기준 84조4,370억원에서 45.3%의 증가율로 10대 그룹 중 1위다. LG화학이 이날 73만7,000원으로 마감해 올해 상승률이 132.13%에 달하는 가운데 LG전자(066570)·LG도 이달 들어 각각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그룹 전체 시총 증가를 이끌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증권사의 목표주가가 최고 93만원까지 높아진 가운데 플랫폼 대표주로 부상한 NAVER, 바이오 대표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지난달 2일 SK바이오팜(326030)의 상장으로 상장사 수가 20개로 늘어난 SK그룹의 시총은 144조 5,961억원으로 올해 들어 11.2% 증가했다.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에 SK케미칼(285130)이 581.25%, SK케미칼의 모기업 SK디스커버리(006120)가 205.93% 각각 급등했으나 국내 시총 2위인 그룹 대표주 SK하이닉스(000660)가 이날 8만700원으로 마감해 올 들어 14.24% 하락하면서 그룹 전체 증가세를 더디게 했다. 지난해 말 45조원에 달했던 LG그룹과 시총 차이는 21조9,2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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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모비스 등 12개 상장사를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 시총은 6.5% 늘어난 93조6,493억원으로 LG그룹을 추격하고 있다. 그룹 대표주인 현대차가 이날 17만원으로 마감해 이달 들어 34.3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미국 수소상용차 기업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국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의 수소차 기술을 높게 평가하면서 협력 의지를 밝힌 것이 주요 상승 동력으로 평가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이번 이슈는 현대차그룹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시장의 우려와 다르게 전동화 자동차(전기차) 산업에서도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의 역량이 필요하거나 수소전기차 분야를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이 확보한 차세대 기술에서 신규 업체들과 격차가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종가 기준 상장사 16개 시총 합계가 528조8,492억원으로 올해 들어 11.2%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5.2% 상승률로 올해 코스피 상승률(10.91%)에는 뒤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9.38%, 삼성SDI가 99.58% 각각 상승한 덕분이다.

이러한 10대 그룹 시총 변화는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촉발된 산업지형의 격변이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 나온다. 백신 개발, 진단키트로 주목 받은 바이오주와 전기차의 핵심인 2차전지주의 성장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앞당겨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플랫폼, 자율주행차·드론·도심항공운송수단(UAM) 등을 포함한 ‘로보틱스’ 관련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LG그룹은 주력 사업인 2차전지(LG화학), 자동차부품(LG전자), 센서(LG이노텍(011070)) 등이 4차 산업혁명 관련 하드웨어 분야에 해당돼 높은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회복 이후에는 그동안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경기민감주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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