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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 '십시일반' 조금 뻔했던 권선징악·무소유 해피엔딩…"좀 허무해"

/ 사진=MBC ‘십시일반’/ 사진=MBC ‘십시일반’



‘십시일반’이 예상가능한 결말과 3%대의 시청률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13일 방송된 ‘십시일반(극본 최경/연출 진창규)’ 최종회 시청률은 1부와 2부가 각각 2.7%, 3.3%(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출사표’ 시청률(2.4%, 3.1%)을 앞지르고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극 초반, 긴장감을 조성했던 흥미진진한 반전과는 달리 다소 허탈한 결말로 마무리 되면서 적지 않은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십시일반’은 유명 화가의 수백억 대 유산을 둘러싸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 블랙 코미디 추리극. 2018 MBC 극본공모전 최종 심사작이자, MBC가 야심차게 내놓은 총 8부작 편성 장르물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화가를 죽인 범인을 찾는 극의 구성과 한 집에서 추리극을 벌이는 설정은 영화 ‘나이브스 아웃’을 연상시켰다. ‘나이브스 아웃’은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가 85세 생일에 숨진 채 발견되고, 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진창규 감독은 “미스터리와 코미디, 드라마를 섞으려 노력했단 점에선 비슷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저희가 좀 더 드라마의 깊이가 깊을 것이다. 인물들 간의 상처와 숨겨진 비밀 같은 것들이 좀 더 깊은 드라마를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나이브스 아웃’과의 차별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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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십시일반’은 얽히고설킨 인물 관계를 비롯해 빠른 이야기 전개와 소름 돋는 반전, 연극을 보는 듯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대세 배우로 떠오른 오나라와 첫 주연을 맡은 김혜준을 비롯해 연극계 출신 중견 배우들, 신예 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극을 이끈 8인은 각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 사진=MBC ‘십시일반’ 제공/ 사진=MBC ‘십시일반’ 제공


이들의 연기는 최종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최종회에선 화가 유인호(남문철)의 500억 유산을 차지하려 두뇌 싸움을 벌이던 가족들이 모두 유산을 포기하고 해피엔딩을 맞은 이야기가 그려졌다. 화가의 유일한 혈욱인 유빛나(김혜준)와 내연녀 김지혜(오나라)는 돈보다 모녀 사이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오랜 시간 가슴에 한을 품고 살인까지 저지른 전처 지설영(김정영)은 빛나에게 자신처럼 살지 말라 당부했다.

하지만 살벌했던 유산싸움이 권선징악, 무소유 결말로 끝나면서 결말이 황당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범인이 밝혀진 후, 가족들 전부 유산을 포기하는 과정도 다소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이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기존 4부작이었던 대본을 8부작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확장되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부작 장르물 편성, 8인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 설정, 무게감 있는 배우들의 열연은 주목할만한 성과였지만 새로운 시청층 유입에 실패하면서 줄곧 2~3%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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