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석방됐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해 검찰이 16일 법원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전 목사가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성격의 집회에 참여함으로써 재판 중인 사건과 관계 있는 집회 참가를 금한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정부와 서울시가 전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동시에 고발한 가운데 그가 다시 구속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전 목사가 보석으로 석방될 때 내걸었던 조건을 어겼다며 서울중앙지법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가 보석으로 석방될 당시 재판 중인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집회·시위에 참가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며 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곧 전 목사의 보석을 취소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를 심리할 심문기일을 연다. 17일이 임시공휴일인 만큼 심문기일을 언제로 할지는 적어도 18일은 돼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규정을 보면 보석으로 풀려난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법원이 직권 혹은 검사의 청구를 통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전 목사는 지난 4월 열린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광화문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의 지지를 호소했다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됐으나 한 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전날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집회 무대에 올라 “저희 교회는 오늘 이 자리에 한 명도 안 나왔다. 여러분은 애국심으로 왔지, 제가 오라고 해서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지만 한 달 전 부터 전국에 있는 신도들에게 서울 집회에 참가하도록 독려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파면” “대통령 퇴진” 등 정치적 구호가 난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