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증시 강세에...반사이익으로 웃는 '주식 부자' 상장사들

KCC, 2분기에만 5,100억 평가익

넷마블, 엔씨소프트 주가상승 이어

빅히트·카카오뱅크 등 IPO도 기대

"본업과 무관한 과도한 투자" 지적도




국내 도료·실리콘 생산업체 KCC(002380)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4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15.1% 감소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3,48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265억원)에 비해 흑자 전환했다.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들었는데 오히려 회사 전체 수익은 늘어난 것이다. KCC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지난 4월 이후 상승 랠리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KCC는 올해 2·4분기 보유주식에서 5,100억원의 평가이익을 봤다. KCC는 삼성물산·한국조선해양·HDC현대산업개발·한라홀딩스 등의 주식(비상장사 포함)을 2조5,000억원어치 소유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폭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4월 이후 반등하면서 타사 주식을 가진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유망 비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에 힘입어 보유지분 가치 확대가 예상된다.

KCC와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에 적극적인 상장사로 꼽히는 조광피혁(004700)은 올해 2·4분기 보유주식 가치가 직전 분기에 비해 138억3,300만원 늘었다. 조광피혁은 포스코·삼양통상 등 국내 상장사뿐 아니라 애플·버크셔해서웨이 등 해외 주식과 뱅가드S&P500 등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하고 있다. 조광피혁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2·4분기 기준 1,604억원에 달했다.


3·4분기에는 이들 기업의 ‘재테크 수익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7월 이후에도 증시가 계속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6월30일 2,108에 거래를 마쳤는데 7~8월을 거치면서 2,400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1년 내로 2,85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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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성장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관련 주식을 가진 상장사가 재미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넷마블이 대표적인 사례다. 넷마블은 현재 엔씨소프트·코웨이의 주식을 갖고 있다. 이 중 특히 넷마블이 지분 8.88%를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네이버·카카오와 더불어 ‘언택트 주도주’로 거론되면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1.1% 올랐다.

넷마블은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 주식도 모두 보유했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의 25.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지분율 3.94%)·카카오게임즈(지분율 5.64%)에서 차지하는 지분도 크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상장을 앞두고 시장에서 3조~5조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도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투자 기업들의 성공적인 IPO는 넷마블 기업 가치의 최대 변수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는 각 기업의 ‘영업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유동성 확보 능력과 관계가 깊다는 점에서 각 기업의 ‘재테크 성과’는 재무상태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여겨진다. 보유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남길 경우 빚을 갚을 여력은 물론 연구개발(R&D)이나 유형자산 등 본업에 투자할 여윳돈까지 추가로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들이 주식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업의 재무상태가 투자 손실로 급격히 나빠질 수 때문이다. 가령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증시가 폭락했던 1·4분기에 KCC는 5,800억원의 주식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 넘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 2,7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한 이유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망이 좋은 사업 프로젝트가 있는 회사에는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현금이 남으니까 주식을 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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