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석 시멘트’를 대체하기 위해 20여년간 고집스럽게 한우물을 파온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경주시 외동읍에 자리한 대호산업개발㈜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멘트는 통상 석회석을 채굴해 고온에 구워 갈아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비산먼지나 시멘트를 굳히는 과정에서 나오는 침출수 등이 환경오염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대호산업개발㈜은 이에 착안해 지난 2011년 제철소 부산물 등 산업부산물을 원재료로 하여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는 무시멘트 고화재를 개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고화재는 친환경적이고 가격도 시멘트보다 10~20%가량 저렴하다. 품질도 기존 시멘트와 같지만 이미 오랫동안 사용돼 온 시멘트를 대체하기에는 검증이 미비한 신규제품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친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화재는 이제 항만 등 대형 건설현장에서 기존 시멘트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실제 대호산업개발㈜은 2011년 제품 개발 이후 다수의 육상 토목공사 현장에 고화재를 공급하며 기존 시멘트를 대체해 나갔고, 2016년 9월~2017년 3월까지 울산지방해양항만청이 발주한 ‘울산신항 북항 방파호안 축조공사’에 국내 최초로 해상공사에 현장에 고화재를 공급해 왔다. 이달 초에는 ‘울산 북신항 액체부두 축조공사’ 설계에 고화재를 사용하는 건설신기술을 적용, 발주처인 울산항만공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24년간 동종업계에 몸을 담아온 ‘베테랑’ 김중연(사진) 대호산업개발㈜ 대표는 18일 본지와 만나 “고화재 개발 후 10여 년이 지나 제품 안전성이나 친환경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걷어낼 수 있었다”며 “(고화재)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경상도와 강원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호산업개발㈜이 양산하는) 고화재가 북신항 부두 축조에 대량 공급된다는 것은 시멘트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 대표는 이번 울산 북신항 납품을 계기로 국내 고화재 시장 선점을 위한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고화재 상용화 이후 지난 10여년간 여러 공사현장에서 경제성과 친환경성 검증을 이미 끝냈다”며 “이제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호산업개발㈜는 내년 매출을 15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5년내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내 대형 토목공사에 사용되는 고화재 시장은 연간 300억원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본격 성장하게 되면 연간 3,000억~3,500억원으로 커질 수 있다는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실제 대호산업개발㈜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매년 수억원을 R&D에 투자해 제품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 시멘트를 사용하는 공법에 고화재 대체가 가능하다는 검증을 위해 정부 발주 R&D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관련 등록 특허는 15건, 출원 특허는 6건이나 된다.
건설신기술 지정, 녹색기술 인증, 환경표지 인증,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지정 등도 받았다. 그는 “울산 북신항이 국내서 가장 친환경적인 항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최고 품질의 고화재를 납품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