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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소 잃었지만 외양간은 고쳐야

홍석준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홍석준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제공=홍석준 의원실홍석준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제공=홍석준 의원실



하늘에 구멍이 났나 했다. 누군가는 하나님이 지구의 어떤 이에게 방주를 만들어두라고 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농을 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장마가 드디어 끝났다.

이번 장마는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부지방은 지난 6월24일에 시작된 장마가 54일간 지속해 1973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을 기록했다. 제주지방도 49일 동안 장마가 계속되며 역대 최장 장마 기간 기록을 경신했고 남부지방 역시 38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비가 멈추지 않았다. 8월15일까지의 전국 누적 강수량은 920여㎜에 달해 역대 2위를 차지했다.

우리 국민이 입은 피해 역시 막심하다. 전국적으로 사망자 36명, 실종자 6명, 부상 8명 등 50여명의 인명피해와 8,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는 모두 1,548건(627㏊)이 발생해 약 993억원의 피해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장마의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이라고 한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아래로 내려온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한반도로 유입되는 수증기를 늘려 많은 비를 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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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스러운 사실은 이런 기상이변 현상이 올해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과 환경부가 공동으로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의 기온과 강수 변동성이 전(全)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 및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전 지구의 평균 지표 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도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동안 약 1.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도의 지구온난화에 도달하는 2091~2100년에는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강수량은 전 지구에 비해 조금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 분포와 재배작물이 변화하고 질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벚꽃의 개화 시기는 2090년에 현재보다 11.2일 앞당겨지며 소나무숲은 2080년대에 지금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21세기 말쯤에는 우리나라 벼 생산성이 25% 이상 감소하고 사과의 재배 적지(適地)는 없어지나 감귤은 강원도 지역까지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간 10.1일인 폭염 일수는 21세기 후반에는 35.5일로 크게 증가하며 기온 상승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각종 감염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민생을 편안하게 하는 일은 정부와 지도자의 중요 책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기후변화에 대비할 방안을 마련해 더 이상의 소를 잃는 일이 없어야겠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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