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의사가 만든 문진앱, ‘의료쇼핑’도 줄이죠”

허기준 비플러스랩 대표

문진 정확도 높인 '어디아파 2.0'

임상 경험 풍부한 의사들 참여

45개 주증상·400개 질환 예측

공적 의료서비스 제공도 가능




“질병을 문진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개발자들은 의료현장을 모르고, 정작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은 알고리즘을 개발할 시간과 기술이 없다는 건데요. 의사가 직접 만든다면 믿을 만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정보 서비스 플랫폼 ‘어디아파’를 운영하는 비플러스랩의 허기준(사진) 대표는 21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현직 의사와 함께 만든 임상 알고리즘으로 초기 질병 문진의 정확도를 높여 불필요하게 다양한 병원을 돌아다니는 ‘의료 쇼핑’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플러스랩은 서울과 부산에 종합병동을 운영하는 부민병원의 정훈재 원장이 지난 2017년 직접 창업자로 나서 설립한 의료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증상이 있는데 어느 진료과를 가야 하는지 누구나 헷갈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디아파 앱 초기 버전이 개발됐다. 주로 위치 기반으로 병의원 안내정보를 제공했다. 이 같은 단순 보조적 서비스에 머물렀던 앱은 1년여 전부터 중국에서 SK텔레콤 헬스케어 부문을 총괄하던 허 대표가 비플러스랩에 참여한 후 기능이 진화를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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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는 “4년여 전부터 중국은 벌써 원격의료가 법제화하면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했다”면서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인 의료 임상능력을 활용해 AI로 초기 문진을 고도화하면 결코 뒤지지 않는 의료 앱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어디아파 2.0’이 바로 초기 문진기능을 고도화한 플랫폼으로 문진 정확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을 파트타임이 아닌 비플러스랩에 정식 합류시키고 간호사·약사 등도 채용해 실제 문진표로 작성할 만한 질문과 상담내용을 알고리즘화시켰다. 현재 45개의 주증상과 400여개의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데 1년 동안 부민병원의 80만개에 달하는 실제 진단과 비교하며 정답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허 대표는 “비실명화된 나이·키·체중에 대한 간단한 데이터와 함께 어디아파의 문진 결과와 실제 임상을 비교하면 주증상 300개, 1,800여개 질환까지 예측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믿을 만한 문진 알고리즘이 완성되면 수익 사업화는 물론 공공에도 기여할 것으로 허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그는 “문진 차트만 있으면 진단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환자의 만족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전국의 대학병원과 개업의원에 고도화된 문진 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국내 보급은 물론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대면 문진기술을 활용해 병원이 먼 의료 취약 계층·지역이나 언어가 다른 다문화 가정에 공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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