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매물 과태료 부과가 시행되면서 전국의 허위매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곳은 경기도 성남 분당구다. 과태료 부과 전후 매물 감소율을 분석한 결과 감소율 상위 10위 안에 분당 지역이 4곳이나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허위매물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24일 부동산 통계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비 24일 기준으로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으로 470건에서 140건으로 70.3%나 감소했다. 2위와 3위 역시 분당이었다. 야탑동은 445건에서 146건으로 67.2%, 정자동은 635건에서 213건으로 66.5%나 줄었다. 이 외에도 분당구 삼평동은 253건에서 118건으로 54.4% 매물이 감소해 7위에 올랐다. 강남3구는 분당구보다 오히려 매물 감소율이 낮았다. 송파구 가락동은 62.7% 감소율을 보여 5위에 올랐고 잠실동은 6위, 서초구 우면동이 8위, 강남구 도곡동이 감소율 9위로 집계됐다.
이렇듯 분당이 서울을 누르고 매물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이유는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강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분당에 수요자가 꾸준히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수요를 잡기 위해 중개업체들이 과열 경쟁을 했고, 그 결과 허위 매물도 많았다는 해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고가와 같은 가격에 거래되거나 그 이상으로 거래되는 물건을 분석해보면 7월 기준으로 경기도에서 1등이 성남시 분당구”라며 “수요와 거래가 많은 지역이라 중개 경쟁도 과열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강남3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겹규제로 거래가 어려워 매물 출하 자체가 적어 오히려 허위 매물 감소율이 적었다는 평가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의 경우 고가 알짜 매물은 공인중개사끼리도 공유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해당 지역 중개업계의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1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인중개사법은 허위매물을 등록한 중개사에 대해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요자를 끌어들이려는 이른바 ‘미끼 매물’이나 중개 의사가 없는 매물, 실제로는 다른 중개사가 맡은 매물 등이 허위매물에 포함된다. 또 가격이나 생활 여건 등을 사실과 다르게 표현하는 경우도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