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두 다리 없이 1,600㎞...英 퇴역군인의 국토종주

13일간 폭염·폭우 뚫고

2인용 사이클로 종주 화제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다리를 잃은 퇴역군인 벤 파킨슨. /알린 차트 SNS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다리를 잃은 퇴역군인 벤 파킨슨. /알린 차트 SNS



영국에서 두 다리를 잃은 퇴역군인이 13일 동안 사이클로 1,600㎞에 달하는 국토 종주에 성공해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런던·버밍엄·햄프셔 등에서 팔 또는 다리를 잃어 불구가 된 퇴역군인과 소방관 등 10명이 폭염과 폭우를 뚫고 하루 130㎞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이들은 건강한 동료와 가족의 도움을 받아 13일 만에 영국 스코틀랜드 최북단 존오그로츠 마을부터 최남단 랜즈엔드에 이르는 국토 종주를 마쳤다.


이번 종주는 퇴역 소방관 존 차트가 지난 2019년 운동신경질환(MND) 진단을 받은 뒤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했으며 그도 2인용 자전거로 종주에 참여했다. 그의 아내 알린과 14세 아들 크리스토퍼를 비롯해 친구들도 그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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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는 처음 운동신경질환을 진단받았을 때 엄청난 충격에 빠졌지만 끝까지 병마와 싸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질환은 근육을 마비시켜 말 그대로 몸속 ‘고치’에 갇히는 것”이라며 “뇌는 정상적으로 기능하지만 움직일 수도, 숨 쉴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으며 결국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온몸이 움직임을 멈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이 병의 참상을 알리는 동시에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퇴역군인 출신 벤 파킨슨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다리를 잃었다. 그는 이 팀의 일부가 되기를 기대했다면서 “차트가 그의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를 보낼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종주로 다친 퇴역군인 및 응급구조대원의 도전을 기획하는 자선단체 ‘필그림밴딧’과 운동신경질환 환자를 위해 1만4,500파운드(약 2,260만원) 상당의 성금이 모였다고 BBC는 전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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