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4개월째 공석인 감사위원 제청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계에 따르면 앞서 청와대는 지난 4월 퇴임한 이준호 전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낙점하고 최 원장에게 제청을 요구했으나 최 원장은 ‘친여 인사’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거부했다. 청와대는 반대로 최 원장이 판사 시절 함께 근무한 현직 판사 A씨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했지만 다주택 문제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에서 요청한 분이 있는데 제청이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내가 추천했던 사람 때문에 지금 감사위원 임명이 지연이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정치적인 중립이나 독립성에 적합하신 분을 제청을 할 수 있도록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은 부동산 문제로 인해서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아는데 한 명이 떨어졌으면 나머지 한 명은 인사권자의 의사를 존중해서 제청하는 게 마땅하지 않느냐”고 백 의원이 재차 추궁하자 최 원장은 “감사위원에 정치적으로 중립성과 직무상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제청되고 임명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감사원의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것은 헌법 상으로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게 맡겨진 책무를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위원회는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의결기구다.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위원들로 구성되지만 현재 1석이 공석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감사위원 임명에 관해 대립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